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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인 칼럼] 또 하나의 바벨탑이 아니되길

2016-04-20 (수) 우남수 목사/ 행복연구원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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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세돌과 알파고(Alpha Go)의 다섯번의 바둑 대전을 지켜 본 나는 인공지능(AI: Artificial Intelligence)프로그램이나 바둑에 대해 무뢰한 이기에 깊이 있는 기술적인 평을 할 자격은 없다. 하지만 다른 많은 사람들과 같이 기대감과 실망감,마지막 대국을 어떻게든 이겼었으면 하는 아쉬움,인공지능의 우수성에 대한 놀람과 물질문명이 정신문명을 압도하지 않나 하는 두려움의 느낌을 금할수 없었다.

그 동안 지상을 달구었던 이야기들을 종합분석해보고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이 사건을 조명해 보고자 한다. 먼저 바둑을 두었던 두 당사자의 내력을 비교해 보자.이세돌은7세부터 바둑을 시작했고 12세가 되던 1995년,역대 세번째로 어린나이에 프로선수가 되었다.,지금은 9단으로 세계수준급 바둑의 고수이고 20여년 넘게 기술을 닦은 셈이다.그가 “바둑은 하나의 예술이다.화가가 그림을 그리듯 창조하는 과정이다.흑백 모두 실수 없는 명국을 두는게 바둑인생의 목표다”고 말한 것을 보면 바둑은 승부의 문제만이 아니라,대전에서 일어나는 예술성과 상호 주고 받는 교감이 중요한 것을 강조하고 있다.

알파고의 내력을 보면, 그 뒤에 ‘알파고의 아버지’로 통하는 이 업체의 창업자 데미스 하사비스가 있다.그는 딥마인드 창업 이전에 게임개발로 IT산업에 발을 들여 놓았다.그리고 17세때 운명을 바꿔놓을 인물을 만났다.바로 게임계의 거장인 피터 몰리뉴다. 피터 몰리뉴는 인류문명 발달사를 ‘문명’이라는 걸작게임으로 개발한 시드마이어와 더불어 게임계의 천재이자 거장으로 추앙받는 인물이다.그들은 함께 PC용“테마파크”로 대박을 터뜨리고,이어 ‘블랙앤화이트’게임등을 만들고 더 지능을 얻기 위해 대학에서 인지신경연구과학을 공부했다.그리고 게임 중 가장 고차원인 바둑을 연구,기보16만개와 3천만개의 착점자료를 분석하며 스스로 학습하고 데이터화해서 이세돌과5판 4승으로 승리를 이끌어냈다. 한마디로 알파고(Alpha Go)는 인간이 아닌 철저히 기계화된 기술로 오로지 이기는 방법을 터득하고 그 지시대로 따른 것이다.거기에 어떤 예술성이나 감정의 교류 같은 것은 있을 수 없다.여기서 분명히 집고 넘어가야 될 점은‘딥마인드’는 천재적인 머리를 가지고 인간 뇌를 모방하는 인간 연구의 결과이지 인간 마인드는 아니라는 것이다.


결국 하나님이 주신 지능을 이용해서 명품 인간과 비슷한 짝퉁 로봇을 만든 셈이다. 이번 대결의 전말을 보면서 우려되는 것은 승부 자체 보다도 결과를 놓고 호들갑을 떠는 인간들의 반응이었다.승리의 장본인인 데미스하사비스딥마인드CEO는 승리직후 트위터에 보라는 듯 승리의 개가를 불렀다. “알파고가 이겼다.우리는 달에 착륙했다. (AlphaGoWINS!! We landed it on the moon)” 알파고의 승리를 인간의 달착륙과 비교해서 우리(구글의 인공지능팀)가 인간 지능 개발의 대 승리를 거뒀다는 자화자찬을 했다.이어서 구글의 주가가 급상승 했다는 보도도 나왔다.

더 얄미운 것은 그의 대국전 기자회견에서 “인공지능은 모든 도구처럼 그 자체로는 중립적이다.어떻게 다수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윤리적으로 쓸지는 사회가 논의해야 한다”고 말함으로써 자신은 사회의 일원이 아닌양 발뺌하는 그의 양심은 이미 기계화되어 있는 것 같았다.

기독교적인 관점에서 볼 때 하나님이 “우리의 형상을 따라 우리의 모양대로 우리가 사람을 만들고…”(창1:26)”이란 말씀속에 창조주 하나님이 인간에게 무한한 지혜와 총명을 주신 뜻이 포함되어 있다.그 지능으로 인간은 끊임없이 새로운 기계를 만들어 왔고,그 첨단이 컴퓨터요,이번 딥마인드는 기발한 학습능력과 직관력을 가졌을 뿐이다.그러므로 우리는 이런 지능을 주신 하나님께 감사하고 그것을 그분의 뜻에 맞게 사용해야 한다.

창세기 11장에 보면 인류가 거대한 바벨탑을 쌓은 토목공사 얘기가 나온다. 4절에 “또 말하되 자,성과 대를 쌓아 대 꼭대기를 하늘에 닿게 하며 우리 이름을 내고 온 지면에 흩어짐을 면하자”고 탑을 쌓았으나 하나님은 언어를 혼잡케 하며 성 쌓기를 금지시키고 그들을 온 지면에 흩으셨다.그동안 많은 경우 인류가 만든 우수한 기계가 인간의 우위를 차지 할 때마다 사람들은 그것이 하나님을 향한 도전으로 바벨탑을 쌓는 일들을 해왔다.이번 딥마인드의 개발이 하나님을 망녕되게 하는 어리섬음에 빠지지 않게 되길 바란다.

<우남수 목사/ 행복연구원 길라잡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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