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미국인 절반이 동의
▶ “미국사회에 성경의 영향력 부족” 응답도 다수

성경은 정치인의 품격과 자질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공화당 대선 예비후보 도널드 트럼프의 선거유세 장면.
정중하게 예절을 지키고 공중질서를 유지하는 행동은 모든 현대인이 준수해야 할 규범이다. 하물며 세상에서 빛과 소금이 되겠다고 자처하는 기독교인이야 말 할 필요도 없다. 식당 등 공공장소에서 큰 소리로 기도하고 심지어 찬송가를 부르는 행위는 사람들을 교회에 오지 못하게 막는 꼴이다.
정치판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올해 미국 대통령 선거는 어느 때보다 막말과 기행이 판치는 난장판이 되고 있다. 가장 막강한 권력을 행사하는 자리는 누구보다 자질과 품격을 갖춘 정치인이 맡아야 한다. 하지만 공화당 후보 경선에서 빚어지는 ‘막장 정치 드라마’는 정치인에게 기본적인 품위와 상식이 얼마나 소중한 자산인 가를 확연하게 보여주고 있다.
역대 선거에서 대다수 후보들이 자신을 기독교인이라고 소개해 왔지만 정작 실제 정치와 삶에서 예수 그리스도가 얼마나 큰 비중을 차지하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권위 있는 기독교 조사기관인 아메리칸 바이블소사이어티(ABS)는 바나리서치와 함께 최근 성경과 정치의 역학 관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에 따르면 미국인의 절반 이상인 51%가 ‘정치인들이 정기적으로 성경을 읽으면 정치가 한층 품격을 갖추게 될 것’이라는데 동의했다. 또 ‘정치인들이 정기적으로 성경을 읽으면 보다 유능한 정치인이 될 것’이라는 견해도 53%를 차지했다. 그리고 ‘성경이 미국 사회에 보다 막중한 영향력을 갖게 되길 바란다’는 사람도 절반에 육박하는 46%를 기록했다. 정치를 비롯한 현실 생활에서 성경의 실질적인 파워를 2명 중의 1명꼴로 인정하고 있는 것이다.
특히 정치인의 품격과 업무 수행 평가와 관련해 정기적인 성경 읽기의 중요성을 연령이 높아질수록 소중하게 여기는 것으로 나타났다. 정치인의 품위와 성경의 관련성을 밀레니얼 청년 세대는 31%가 인정했지만, 30~40대 X세대에서는 수치가 47%로 증가했고 50~60대 베이비부머 세대는 66%, 70대 이상 노년층은 71%가 이에 동의했다.
성경과 유능한 정치인의 상관관계에서도 밀레니얼 세대는 34%가 연관성을 인정한데 비해, X세대는 49%, 베이비부머 세대는 66%, 노년층은 76%가 동의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예상보다 많은 사람들이 정치인 개인의 품격이나 실력 향상에 정기적으로 성경을 읽는 생활 습관이 지대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고 있는 것이다.
이와 함께 ‘성경이 미국 사회에 주는 영향력’과 관련해서는 ‘너무 부족하다’는 의견이 노년층 58%, 베이비부머 57%, X세대 51%, 밀레니얼 세대 35%인 것으로 각각 나타났다. 이와 비교해 ‘너무 많다’는 견해는 노년층 8%, 베이비부머 12%, X세대는 17%, 밀레니얼 청년층에서는 26%를 차지했다.
바나리서치 그룹의 록산나 스톤 편집장은 이와 같은 조사 결과에 대해 “성경은 십계명에서 사랑의 계율에 이르기까지 정치적 담론의 원칙을 분명하게 밝혀주고 있다”며 “여기에는 비기독교인 정치인들도 포함된다”고 의미를 설명했다.
청년세대의 지지가 떨어지는 배경과 관련해서는 “종교와 정치가 섞이는 상황이 점점 더 위험하고 극단적으로 나아가는 오늘날 세계에서 종류를 막론하고 종교적 서적이 정치에 미치는 영향을 젊은이들이 인정하기 힘들어지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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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정원 종교전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