팔순 노시인의 삶을 녹여낸 자화상
2016-04-04 (월) 01:25:46
하은선 기자

4번째 시집 ‘빈 바다가 불타고 있다’를 낸 강언덕 시인.
그렇게 반쯤만 보이거라
나머지 반은
보일 듯 말 듯 숨겨두고
마음 시들까 저어함이니
어느 날 붉은 마음
다 사루고 싶더라도
절반만 내게 다오
모두 가지고 보면
행여 가벼이 알까 두려우니
<'달밤의 사랑' 일부>
시인 강언덕씨가 네 번째 시집 '빈 바다가 불타고 있다'(시문학사)를 냈다.
올해 팔순을 맞은 시인은 "보다 쉬운 시어로 우리 삶의 뿌리를 돌아보고 본래 무의 세계에서 와서 세상 고생 다하고 다시 무의 세계로 돌아가는 우리의 자화상을 그려보고 싶었다"며 "오늘을 살아가는 괴롭고 슬픈 사람들에게 다만 몇 분이라도 잔잔한 위로가 되고 희망의 꽃 한 송이 될 수 있다면 정말 기쁘고 감사하겠다"고 밝히고 있다.
시문학시인선 527 강언덕 시집에는 '만추' '가족' '강물처럼 바람처럼' '목숨' '여행' '행복의 계단' '하늘이 알고 땅이 알고'를 주제로 쓴 시들이 실려 있다.
강언덕 시인은 전주고와 중앙대 약대를 졸업하고 1986년 미국으로 이민 왔다. 1996년 '한국시' 신인상으로 등단했으며 미주시문학회 회장과 재미시인협회 이사장 등을 역임했다. 시집 '허공에 머문 순간' '낮에도 뜨는 별' '길에서 길을 묻네' 등의 시집을 내며 활발한 창작활동을 해왔고 영랑문학상과 미주펜 문학상, 2015 재미시인상 등을 수상했다.
강언덕 시인 팔순 기념 제4시집 '빈 바다가 불타고 있다'의 출판기념회가 오는 14일 오후 6시 용수산 식당에서 열린다.
문의 (562)868-5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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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은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