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미국의 변화와 한인유권자들

2016-02-24 (수) 여주영(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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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미 대선열풍이 연일 전국을 몰아치고 있다. 분명한 것은 한 가지, 미국의 유권자들이 미국의 변화를 강렬하게 원한다는 것이다. 공화, 민주 양당의 후보들중 기존 정치권에 때가 덜 묻은 후보들이 초기의 열세를 딛고 기존의 후보를 제치거나 큰 위협을 주면서 전국적으로 돌풍을 만들고 있다.

지금까지 기성 청치인들이 고수해온 정책이나 관행, 경제정책에 신물이 난 젊은 세대의 바람을 등에 업고 새로운 정치, 경제혁명을 일으키겠다고 나선 공화당의 부동산 재벌 도널드 트럼프와 민주당의 연방상원의원 버니 샌더스가 그들이다. 이들은 기존정치에 진저리를 내는 50대 미만, 그중에서도 4명중 3명의 대학생들의 불만을 대신한 새로운 정책으로 기존정치인의 대세론과 그들이 굳건하게 쌓아올린 아성을 뒤흔들고 있다.

이러한 추세로 2016년의 미국대선을 보면 앞으로의 판세를 정말 예측하기가 어렵다. 확실한 것은 각 후보마다 어떤 정책으로 어떻게 뛰건 간에 모두 미국의 국익을 위한 것이라는 점이다. 문제는 이 변화의 시대에 우리가 취할 행보는 무엇인가 가늠해보는 것이다.

누가 우리같은 소수계를 위해 뛸 것인가. 누가 그동안 연방의회에 계속 계류돼 있는 이민개혁안을 성실히 수행할 수 있는가, 누가 다른 인종과의 사이에 불평등한 대우를 철폐하는 선봉장이 될 것인가? 누가 소수계의 인권 보호를 위해 앞장 서줄 것인가, 덧붙여 누가 미국의 중병인 빈부의 문제로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트럼프와 샌더스의 지적처럼 미국내 경제적 불평등을 해소하기 위한 해결방법 모색에 가장 좋은 정책과 방안을 내놓을 수 있는가. 이에 합당한 인물을 찾는 것이 이번 대선에서 투표권을 가진 우리 유권자들이 할 일이다.


기존의 정치 세력들은 여전히 빈부 문제에 관심을 보이지 않고 특히 소수계에 불평등한 지금의 방식을 계속 고수하려 할 것이기 때문이다. 아이오와 코커스 당원대회,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이어 다음 주에는 미13개주에서 후보들간에 치열한 접전이 이뤄지는 이른바, ‘수퍼 화요일’이 펼쳐진다.

대선전의 본격적인 막이 오르게 될 이날 경선에 전미국인의 관심이 집중되는 이유는 기성정치의 승리냐, 새로운 정치의 승리냐 하는 것을 어느 정도 가늠 할 수 있는 시금석이 된다는 점에서다. 이러한 기회에 소수계가 적극 참여하면 미국사회에서의 사회적 평등, 경제적 평등 등을 이루어내 당당한 민족으로 인정받고 사는 기틀을 마련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않고 여전히 강 건너 불 보듯 한다면 모처럼 온 절호의 기회를 또 놓칠 수 있다.

우리는 그동안 미국에 살면서도 늘 한국의 선거와 한국정치에 대해서만 왈가불가하며 관심을 보여 왔다. 우리가 사는 삶의 터전이자 우리가 사는 현실이며 우리의 2세들이 살아가야 할 땅이 바로 이곳인데도 말이다.

지금으로서는 아무 것도 가늠하기 어려운 선거판이다. 하지만 미국이 변화하기 위해 꿈틀거리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 변화의 물결에 우리가 동참해야 소수계인 우리도 이 땅에서 변방에 있지 않고 당당한 주인으로 우리의 권익과 이익을 추구할 수 있다. 변화의 흐름에 한 축이 되어 우리의 목소리를 강하게 낼 때 나오는 결과가 우리의 것이 될 수 있다. 그것이 바로 표심이다.

지금부터 이 표를 차근차근 모으지 않으면 우리에게 또 돌아오는 것은 여전히 변방의 영원한 소수계로 인권적, 사회적, 경제적 불평등이다.
juyoung@koreatimes.com

<여주영(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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