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불공정 선거의 예정된 결말이다

2016-02-23 (화) 정재현 (칼럼니스트/ 목사)
크게 작게
뉴욕한인회 34대회장 선거는 어느 때보다 혼란한 사태가 일어나서 두 회장 사태로 인한 분쟁을 일년 동안 끌어 왔다. ‘두 사람 중 누가 진짜 회장이냐’ 가늠하는 재판은 두 여인 중 누가 진짜 아기의 엄마인가 하는 저 솔로몬 왕의 재판처럼 판단하기 어려운 것이다. 그로 인하여 한인사회는 두 쪽으로 분열되고 말았는데 이에 대한 법원 판결이 거의 일년 만에 내려졌다.

이번 판결의 키 워드는 ‘절차’ 였다. 민승기 씨가 회장에 당선 된 것은 절차상에 문제가 있고, 김민선 씨가 당선 된 것은 절차상에 이의가 없다는 이유로 마가렛 첸 판사는 지난 주말에 판결문을 담당 변호사에게 보내어 김민선 씨를 적법한 회장으로 손들어 주었다.

과정보다 결과를 중요시 할 때가 많다. 그러나 건전한 사회의 정의와 공법은 결과보다 과정을 중요하게 우선한다. 스포츠에서 금메달을 땄다가도 규정을 어긴 것이 확인되면 그 선수는 탈락된다. 과정을 무시하고 결과에 치중한다면 무법사회가 될 것이다. 첸 판사가 지적한 ‘절차’란 과정과 동의어 이다.


선거에서 절차가 시사하는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투표’ 이다. 민승기 씨는 본인이 원했던 원하지 않았던 간에 상대후보가 탈락된 상태에서 일말의 소명기회도 주지 않고 투표 없이 당선을 선언해서 당선증을 받았다. 김민선 씨는 700명의 한인들이 모인 임시총회 결정에 따라 구성된 정상화위원회가 주관한 재선거에 임했다. 민승기 씨가 후보 등록을 거부했고 단독후보로 등록해서 당선되었다.

마가렛 판사는 두 회장의 진위를 판단하는 기준으로 절차와 더불어 선거에 임하는 자세를 보았다. 모든 게임의 법칙은 절차에 충실하지 않은 결과는 무효라는 것이다.
민주주의를 지탱하는 기반은 선거와 투표이다. 절대왕권 시대와 독재정치로부터 현대 민주사회를 구별하는 가장 기본적인 질서는 선거제도이다. 현대뿐 아니라 고대 그리스나 로마 시민사회에서도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인사는 영웅일지라도 투표로 재판해서 추방시키기도 했다. 마가렛 첸 판사는 판결을 위하여 선거 절차를 체크한 것이다.

<정재현 (칼럼니스트/ 목사)>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