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통령의 날

2016-02-08 (월) 최효섭 (아동문학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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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월 셋째 월요일은 ‘대통령의 날’(President Day)로 미국의 국경일이다. 워싱턴의 생일(2월22일)과 링컨의 생일(2월12일)을 묶어 ‘대통령의 날’로 정한 것이다. 금년은 미국 대선의 해로 그 열기가 차츰 높아지고 있다. 이런 기회에 백악관의 주인이 되었던 사람들의 재미있는 기록을 살펴보는 것도 유익한 지식이 될 것 같다.

미국의 대통령 중 아이를 가장 많이 낳은 사람은 테일러 대통령(John Tayler)으로 아들 딸 열다섯을 낳았다. 악기를 가장 많이 다룬 음악가 대통령은 닉슨(Richard Nixon)으로 피아노, 클라리넷, 아코디언, 바이얼린, 색소폰을 모두 능숙하게 연주하였다. 동물 사랑의 으뜸은 쿨릿지(Calvin Coolidge) 대통령으로서 개 열 다섯 마리를 키웠다. 대통령 재임 중 가장 살찐 사람은 타프트(William Taft)씨로 체중이 백악관에 들어올 때보다 50파운드나 늘어 있었다.

끝내 결혼을 하지 않은 노총각 대통령은 부커넌(James Buchanan)씨로 독신 생활을 즐긴 사나이다. 사진기가 발명되어 사진을 처음 찍힌 대통령이 아담스(John Quincy Adams), 전화기가 발명되어 백악관에 처음으로 전화가 가설된 것이 헤이즈 대통령(Rutherford B Hayes) 때였고, 백악관에 가장 오래 살았던 대통령은 루즈벨트(Franklin Roosevelt)인데 네 번째 임기를 시작할 무렵 사망하였다. 가장 짧게 대통령직에 있었던 사람은 해리슨(William Harrison) 씨로 겨우 취임 32일 만에 폐렴으로 사망하였다.


잭슨 대통령(Andrew Jackson)은 암살자가 쏜 총에 맞아 총알을 가슴속에 둔 채 40년을 더 살았다. 미국 대통령 44명 중 이혼한 사람은 단 한 사람 레이건 대통령(Ronald Reagan)이다.

백악관에 살면서 영어를 한 마디도 쓰지 않은 대통령이 있다. 밴 뷰렌(Martin Van Buren) 씨로서 네덜란드 말을 사용하였다. 엉뚱하게도 백악관에 살지 않은 대통령도 있다. 클리블랜드(Grover Cleveland) 씨로서 “백악관은 사람 살 곳이 못된다”고 선언하고 워싱턴 시내에 셋집을 얻어 살았다. ‘거듭난 크리스천’을 자처한 카터 대통령(James Carter)은 백악관에 입성한 첫 직원회의에서 “백악관 직원이라면 자기의 가정생활에 충실하십시오. 그것이 나 대통령을 위하는 길입니다.”하고 설교하였다.

백악관에서 30분 거리에 있는 서민 식당에 오바마 대통령이 바이든 부통령과 함께 들어섰다. 아침회의를 마치고 대통령이 부통령에게 햄버거 생각이 없느냐고 불쑥 제안한 것뿐이다. 식당에 가서 그들은 남들처럼 줄을 서서 기다렸다. 놀란 시민들이 햄버거 값은 자기가 내드리겠다고 제안하였으나 대통령은 사양하고 햄버거와 커피 값 7달러를 지불하였고, 부통령도 자기 것은 자기가 지불하고 남들처럼 테이불에 앉아 햄버거를 먹고 나갔다. 흐뭇한 인간미가 흐르는 이야기이다.

“예수께서 평지(平地)에 섰다.”(누가복음 6장17절)는 특이한 표현이 성경에 나온다. 지리적으로 평평한 땅에 섰다는 뜻이 아니라 예수의 입장과 마음가짐을 천명한 말씀이다. 그는 낮은 사람들, 민중(民衆) 곁에 선 것이다. 그러기에 예수는 ‘세리(稅吏)와 죄인들의 친구’라는 별명을 평생 들었다. 허세허례(虛勢虛禮)를 최소화 하는 사람이 괜찮은 인간이다. 힘은 속에 지니고 겉은 평범해야 한다.

‘평균의 미국인’(Average Americans)에 소개된 미국인의 생활 몇 가지를 소개한다. 그들은 날마다 1만200명이 헌혈을 하고, 15%가 매주 2시간씩 자원봉사를 하며, 미국의 빈곤층은 14%나 되어 아마도 수입 면에서 한국계 이민들이 나을 것이다. 그러면서도 그들은 비영리 단체 한두 군데를 정하여 정규적으로 기부하는 것을 생활화하고 있다. 철저한 자본주의 사회에서 공산주의가 발을 못 붙인 이유이며 계급투쟁이 심각성을 띨 수 없었던 것이다.

<최효섭 (아동문학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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