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선택과 수긍

2016-02-08 (월) 이숙진 (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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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살아가면서 수없이 많은 선택을 하게 된다. 선택과 후회, 포기는 꼭 연관검색어와 같이 느껴질 때가 많다. 나는 때때로 어려운 결정을 내려야 할 때마다 로버트 프로스트의 ‘가지 않은 길’을 떠올리곤 한다.

“노랗게 물든 숲 속에 두 갈래 길이 있었습니다”로 아름답게 시작하는 이 관념적 서정시는 한 몸으로 두 갈래 길을 동시에 걸을 수 없는 물리적 조건 때문에 하나의 길을 택한 시인이 “그것이 내 운명을 바꾸어 놓았다”고 고백하고 있는 시이다.

나도 돌이켜보면 내 인생 전체를 바꾸어 버리거나 뒤흔들어 버린 선택들이 있다. 그런데 치명적인 사실은 결정을 내릴 당시에는 그와 같은 선택으로 인해 가끔가다 인생이 완전히 뒤바뀔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인지조차도 못한다는 것이다.

내가 가장 후회하는 결정들 중 하나는 대학생일 때 치과 의사의 조언으로 멀쩡한 사랑니 4개를 한 번에 다 뽑았던 것이고, 비교적 잘한 선택이라고 생각되는 건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젊었을 때 유럽으로 배낭여행을 떠난 것이었다. 사실 그것이 어떤 선택이었든 한번 지나간 인생의 순간들을, 선택들을 되돌리기란 어림없는 일이다.

<이숙진 (한국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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