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100-1=0!’

2016-02-01 (월) 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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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인상인들이 울상이다. 경제가 어렵다고 한탄한다. 불황이라고 난리다. 장사가 갈수록 엉망이라고 아우성이다. 경쟁만 치열해진다고 하소연이다. 모든 업종에서 다 그런다.

이럴 때일수록 ‘1%의 차이’는 더욱 중요하다. 1%차이에 사업의 흥망성쇠가 달려 있기 때문이다. 1% 부족 때문에 시쳇말로 꽝(0)이 될 수 있다. 반면 1%의 정성으로 ‘200’이 될 수도 있다. 경기가 안 좋을수록 사소한 일이라도 소홀히 해서는 안 되는 이유다.

비즈니스는 99번 잘했어도 한번 잘못하면 모든 것이 수포로 돌아가기 마련이다. 1%만 어긋나도 전체 일을 망칠 수 있다는 의미다. 한 번에 해당하는 것이 작고, 사소한 일이라면 더 그렇다. 사소함이 치명타가 되는 것이다. 그래서 사소할수록 바로 해결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이 커진다. 막기가 점점 힘들어진다. 작은 일을 무심코 넘기면 큰 코 다치는 법이다. ‘호미로 막을 것을 가래로도 막지 못 한다’는 속담처럼 말이다. 비즈니스에서 무시해도 좋을 만큼 작고 사소한 일이란 없는 것이다.


‘깨진 유리창의 법칙’도 같은 맥락이다. 스탠포드대학의 한 교수가 실험을 했다고 한다. 치안이 허술한 골목에 보닛을 열어놓은 보존상태가 동일한 두 대의 자동차를 1주일 동안 방치했다. 그 중 한 대는 일부러 창문을 조금 깨어두었다. 그 결과는 확연했다. 보닛만 열어둔 차는 변화가 없었다. 하지만 요리창이 조금 깨진 차는 10분도 안 돼 사람들이 배터리를 빼가기 시작했다. 1주일 후에는 타이어가 하나도 남지 않았다. 쓸 만한 부품도 전부 없어졌다. 낙서와 파손으로 완전 고철상태가 된 것이다. 이 법칙은 조금 깨진 유리창처럼 사소한 것을 괜찮겠지 하고 방치하면 걷잡을 수 없는 상태로 전락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비즈니스 하는 사람들에게는 강력한 교훈인 셈이다.

한시도 편한 날이 없는 게 비즈니스다. 고객은 언제나 떠날 준비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고객뿐 아니다. 단골도 마찬가지다. ‘한번 단골은 영원한 고객’은 이미 옛말이다. 마음 놓고 있다간 단골도 뺏기기 일쑤다. 사업의 흥망성쇠란 명줄을 고객이 쥐고 있는 셈이다. 업종과 직종 불문이다.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고객의 1% 불만이 100%의 실패를 불러오는 경우가 왕왕 있다고 한다. 99% 기대수준에 맞더라도 1%만 불만족스러우면 고객들은 등을 돌리기 때문이다. 산술적으로 100-1=99가 맞다. 그런데 냉엄한 비즈니스 세계에서는 다르다. 100-1=0의 등식으로 바뀐다. 비즈니스에서 ‘100-1=99가 아니라 100-1=0’이 고객만족 공식인 것이다.

100-1=0이란 등식은 인생에도 통하는 이야기다. 우리 주변에서 100번 잘하다가도 1번 실수로 모든 것을 까먹는 사람들의 인생을 말함이다. 지금은 ‘고객만족’ 단계를 훨씬 벗어나 ‘고객감동’의 시대다. 그저 고객이 만족하는 수준으로는 장래를 보장 받기 어렵다. 무한경쟁의 현실상황이 그렇다. 기대에 어긋나지 않는 고객만족은 기초적이다. 단순한 비즈니스 논리일 뿐이다.

고객감동 시대엔 고객의 기대를 초과하는 감동을 주어야 한다. 물론, 고객은 갈수록 까다로워진다. 기대에 부응하기도 힘들다. 그런데 기대를 초과하는 감동을 주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래도 그렇게 해야 한다. 감동받은 고객의 입을 통한 구전효과까지 겹칠 때 매출증가는 현실로 나타나기 때문이다.

불황을 탓하며 한숨만 쉬고 있는 한인들이여!고객감동 공식은 100-1=99가 아니라 100-1=0이다. 지금부터라도 절대 사소함을 간과하지 말도록 하자. 더불어 진정성이 담긴 고객감동 서비스로 차별화에 나서라. 그렇게 하는 것이 바로 불황극복의 지름길인 셈이다.

<연창흠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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