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작심삼일’과 `난공불락’

2016-01-28 (목) 김근영(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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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심삼일(作心三日)이란 정초에 했던 결심이 사흘을 넘기지 못한다는 뜻이고 난공불락(難攻不落)이란 공격하기 매우 어려운 성벽을 두고 하는 말이다.

오바마 대통령의 취임식때 그는 시종일관 불안하게 껌을 씹고 있었다. 니코틴이 함유된 껌이 아닐까 나름대로 짐작해봤지만 아닌게 아니라 취임식 끝나고 며칠후 한 짓궂은 사진기자가 백악관 뒤뜰에서 담배연기 뿜어내는 그의 포트레이트를 찍어 매스컴에 올렸다. 그후 그가 과연 담배를 끊었는지는 매스컴이 함구하고 있으니 알 도리가 없다.

2015년 1월16일 한국일보에는 코드웰과 조거슨이란 미국의 두 젊은 등반가가 요세미티 국립공원 엘케피탄 914미터 ‘Dawn wall’ 난코스 직벽을 19일만에, 그것도 맨손으로 도전하여 정복하였다. 그때, 오바마 대통령도 손에 땀을 쥐고 지켜보면서 백악관 트위터계정을 통해 이렇게 극찬하였다. “이 두 사람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교훈을 이번에 모든 사람들에게 보여주었다”고 하였다. 만일 오바마 대통령이 그때까지도 담배를 끊지 못했더라도, 본인 스스로 “사람이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말한 이상은 그도 역시 19일만에 즉시 담배를 끊었을 것이 분명하다.


작심삼일과 난공불락이란 사자성어가 비슷한 점이 있다. 금연과 엘케피탄은 정복하기가 매우 어려워 곧 작심삼일 만에 포기하기 쉬운 절벽이다. 특히 코드웰은 맨손 등반가들에겐 없어서는 안될 치명적인 담배 피는 둘째 손가락을 오래 전에 잃고 아홉 손가락의 불구 몸으로 엘케피탄을 정복해냈다는데 의미가 크다고 할 수 있겠다. 또 2015년 병신년이 우리의 현실 앞에 우뚝 서 있다. 가정상 어려운 절벽들, 사업상의 경제적 시련의 절벽들, 질병이란 우환의 절벽, 조국의 삼팔선의 장벽 그리고 2016년도도 또다시 작심해 보는 금연의 절벽이 끽연(喫煙)가들 앞에 우뚝 서 있다.

애연가였던 오바마도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보였고, 난공불락 여리고 성벽앞에 선 힘없고 우유부단한 이스라엘군대에게 주신 교훈도 그렇지만 그것보다도 추운 로마 감옥 속에서 족쇄에 매여 며칠 후에는 형장으로 끌려갈 절망의 몸인데도 불구하고 “내게 능력 주시는 자 안에서 내가 모든 것을 할 수 있느니라(빌4:13)”는 바울의 긍정적인 도전이야말로, 우유부단한 현대인들로 하여금 작심삼일이나 난공불락이란 어떠한 부정적인 절벽도 다 정복할 수 있다는 무한 가능성을 우리에게 주어 다시 한번 인생도전의 주먹을 불끈 쥐게 한다.

<김근영(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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