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피카소와 코카콜라

2016-01-23 (토) 김광현(포트리, 전직 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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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상품, 코카콜라와 추상미술의 거장, 피카소와는 어떤 관계가 있는지? 하나는 제품이고 다른 한 쪽은 유명한 서양화가로 서로가 1800년대 후반에 발명된 제품이고 출생한 인물이다.

1881년, 입체주의 작가인 피카소는 스페인의 ‘말라가’에서 출생했다. 그는 1만 4000여점의 그림과 700여점의 조각 및 도자기 작품들을 창작했다고 하나 그의 91세 생애동안 3만 여점의 작품을 남긴 세기적 작가로 프랑스에서 오랫동안 창작활동을 했다.입체주의는 후기인상파의 ‘폴 세잔느’의 자연을 원통형, 입방형, 원추형 등으로 기존의 선과 면을 대신해 표현할 수 있다는 자연대상의 해체적 기법으로 브라크가 추구한 입체적 표현양식에서 유래했다.

피카소는 익살스럽게 그린 스탈린을 조롱했다는 해석으로 1957년, 프랑스 공산당에서 제명되고 창작활동을 통해 사회비판 주의자로 한국 전쟁에서 벌어진 ‘노근리’ 학살의 잔학행위를 비판했고 유엔과 미국의 한국전 개입을 반대했으며 스페인내전에서 민간인들이 나치독일군의 폭력으로 학살당한 사건(1938년)을 표현한 대표작인 ‘게르니카’를 제작해 침략자들을 비판하기도 했다.


한편 피카소가 출생한 5년 후, 1886년 미국에서 코카콜라가 발명됐다. 아틀랜타의 한 약사로 피카소와 같은 해 출생한 ‘존 팸버턴’(1831-1888)은 단순한 호기심에서 우연한 영감을 얻었는데 그는 여러 가지의 약재를 조합하는 일을 좋아 했다. 어느 날 오후 두통을 없애주는 응급 치료제를 찾던 중, 더워진 냄비 안에서 캬라멜 색의 향기로운 냄새의 액체를 섞어내게 되었다. 액체가 완성되자 7가지 혼액의 탄산수를 결합한 후 약국 손님들에게 시음 토록 했다. 그들은 이구동성으로 새 음료는 뭔가 아주 특이하다는 평을 내렸으며 약국에서 는 이 음료수를 한잔에 5c씩 팔게 됐다.

탬버턴의 CPA인 ‘프랭크 로빈슨’은 이 혼합탄산수에 코카콜라라는 감각적이고 음성적으로도 그럴듯한 이름을 붙여주고 독특한 ‘스크립트’ 필체의 디자인 로고를 만들어 줬다. 사업가가 아닌 탬버턴은 당시 코카콜라를 많이 팔기 위한 광고, 시장전략, 그래픽 디자인 및 제품용기 개발 등에 까지는 생각을 못 했으나 후에 코카콜라의 곡선미의 유연 한 유리병 디자이닝과 특이한 필기체 ‘로고’ 및 순 빨강색 등의 세련된 디자인 프로필의 특징을 가진 용의주도하게 성공한 상품이 됐으며 하루에 10억병이 넘게 판매되는 세계적 으로 사랑 받는 상품 중의 하나가 되었다.

그렇다면 피카소와 코카콜라의 유사점은 무엇인가? 코카콜라의 성공은 ‘맛’과 ‘멋’의 완벽한 결합이라 하겠다. 우연히 만들어 진 제품을 더욱 돋보이게 만든 것은 바로 ‘유니크’한 유리병 디자인, 현대적이고 감성적인 로고와 순 빨강 색상 등 시각 디자인의 ‘컨셉트’ 도입이라 하겠으며 피카소의 작가적 성공은 자연대상을 해체한 조형혁명인, 종합적 입체화풍의 ‘시각적 기호의 언어’로써 디자인적 개념에 접근을 시도한 것이라 하겠으니 피카소와 코카-콜라의 이 이질적인 두 주체가 창조성과 감각성이 함축된 시각적 의미로의 동질성을 갖는 것이라 하겠다. *

<김광현(포트리, 전직 대학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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