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새해 새아침

2016-01-23 (토) 이 경 희<교육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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맨하탄에서 불어오는 바람이 허드슨 강을 휘몰아치는 이곳, 해안 상황이 한 해의 마지막을 보내고, 새해 새 아침을 맞이하는 나무들도 새싹이 나서 잎이 돋고 꽃이 피고 열매를 맺더니, 꽃도 열매도 다 떨어져버린 알몸이 확인 되었다. 하지만 이 거친 시간들을 조금만 참고 견디면 비온 뒤에 무지개 하늘처럼 따뜻한 햇살이 빛나는 꿈의 새날이 찾아 올 것이다.

30여 년 전 내가 이 미국 땅에 처음 도착했던 순간도 바로 이 때였던 것 같다. 오로지 크리스마스를 위해 사는 사람들처럼 거리마다 크리스마스 캐롤 소리, 집집마다 인테리어 장식을 예쁘게 해놓고, 교회를 다니는 성도들은 가가호호 다니면서 성탄절 노래를 불러주던 생각이 새롭다.

곳곳에서 ‘Merry Christmas’ 연발하고, 여기저기 크리스마스 카드를 부치느라 정신없이 보냈던 시절이 떠오른다.
그 때와 비교하면 요즈음은 그 열기도 식어버린 듯했다. 거리를 장식해 주던 예쁜 인테리어들과 화려한 장식들도 그때처럼 요란하지 않았다.


한국에서도 오랫동안 해결하지 못했던 세월호와 정부의 무능이 여실히 드러났던 메르스, 성완종 리스트, 국정 교과서 문제, 청년 수당, 경제 활성화, 위안부 회담 타결 등등 상쾌하지 못한 뉴스들이 또한 우리를 슬프게 했다.

새해 새아침이었다! 참석했던 교회의 송구영신 예배가 12시가 되자마자, 재야의 종소리가 울려 퍼졌고, 사람들마다 ‘Happy New Year’를 연발하면서 포옹과 악수를 했다. 어제 밤에 뵙던 분이 새해 아침에 처음 뵙는다면서 “새해 복 많이 받으세요”가 흘러나왔다.

마음속으로 지난 1년을 돌이켜 보았다. 참으로 열심히 달려왔지만 한해를 멋지게 보내지 못한 채 마무리 한 것 같아 못내 아쉬움이 남는다. 작심삼일이 될지라도 또 한 번 새해 결심을 세워본다. “올 한해는 이것만은 반드시…” 라며 이 결심이 꼭 지켜지길 바라면서…

야심찬 각오와 결심을 다짐해 보는 새해다. 이 각오와 결심이 한 해 동안 지켜질 수 있도록 또 한번 계획해 본다. 2016년 병신년 새해에는 부디 우리나라 대한민국에 정의가 실현되고, 우리의 모든 진실이 실현되게 하옵소서, 그리하여 불평등이 해소되고 꿈과 행복을 이루는 나라가 되게 하옵소서, 대통령 선거가 한창인 미국에도 훌륭한 지도자를 뽑게 해 주옵소서. 하고 간절히 기도해 본다.

<이 경 희<교육가/ 수필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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