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 사설 / 오바마 총기규제안 환영한다

2016-01-07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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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들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미국사회의 최대 난제 중 하나인 총기거래 규제에 적극 나선 것은 반가운 일이다. 엊그제 오바마 대통령이 발표한 초강력 총기규제 행정명령에 총기폭력 억제를 주요 목표로 총기폭력의 희생을 줄이기 위한 각종 방안이 담겨 있기 때문이다. 핵심 내용은 모든 총기판매인이 연방정부의 면허를 얻어 등록하고 구매자의 신원조회를 의무화함으로써 총기 박람회와 온라인, 벼룩시장 등을 통한 마구잡이 거래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지금까지는 연방정부에 등록한 딜러들한테만 총기 구입자들의 신원을 조회하도록 허용함에 따라 범죄자나 정신질환자 등이 아무런 규제를 받지 않는 온라인을 통해 합법적으로 총기를 구입할 수 있어 비극적인 총기난사로 이어질 수 있었던 게 사실이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행정명령은 총기 딜러와 구매자의 신원조회 의무화로 더 이상은 죄 없는 시민들의 희생을 막기 위한 당국의 고육지책이다. 행정명령은 또 현행 총기관련법의 집행을 한층 강화하도록 하며. 주무 기관의 요원충원, 총기 구매자의 정신건강 점검 등을 위한 예산을 의회에 요청하는 내용도 담겨 있어 총기로 인한 희생을 어느 정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총기소지의 자유를 명시하고 있는 수정헌법 2조와 연계해 시민들로부터 총을 뺏는 것이 아니라 총기폭력의 희생을 줄일 수 있는 각종 방안이 포함되어 있다는 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다.

문제는 이번 조치에 공화당을 비롯한 총기규제 반대론자들은 강력 반발하고 있어, 총기규제가 효과를 볼지는 의문이다. 만약 공화당이 집권하면 이 명령이 곧바로 폐기될 수 있다는 우려가 대두되고 있는 이유다.

미국 내 총격사건은 끊이지 않고 계속되고 있다. 개인의 총기소유는 강력한 규제가 있어야 마땅하다. 정신이상자들의 총기소유는 예상치 못한 참극을 동반할 수 있어 더욱 강한 규제가 필요하다. 총기규제안은 공화당이 정권을 잡더라도 반드시 이어가야 한다. 더 이상 무고한 시민들이 총기참사로 희생당하는 일이 있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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