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통일의 길

2016-01-04 (월) 한재홍(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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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이 한을 가지면 안 된다. 그 뿌리가 상해가기 때문이다. 자녀들을 교육할 때나 사람과의 관계에서 마음속에 상처를 남겨두면 그 후유증이 치유되는데 많은 대가가 따른다. 우리 대한민국의 국민에게는 한이 있다. 남북의 분단에서 오는 아픔이다. 민족과 가족이 서로 죽이고 헤어지고 다시 만날 수도 없다. 이 깊은 상처와 한을 누가 풀어줄 수가 있겠는가?

우리 기독교인들은 이 짐을 친히 짊어지고 지금까지 쉬지 않고 기도하고 있다. 내 일처럼 가슴에 품고 말이다. 그래서 광복 50주년이 되는 1995년에 희년을 맞아 뉴욕교회협의회에서 LA에서 뉴욕까지 자전거 횡단을 계획하고 실천하였다. 희년은 우리 기독교 역사에 모든 것에서 자유를 선언하고 되돌려 보내는 절기이기에 전능하신 하나님께 우리의 소원을 보여드리기 위해서였다.

금년은 해방 70년이 되는 해이었다. 그래서 우리 기독교인들은 더 힘차게 하나님께 간구했다. 이스라엘 민족이 바벨로니아에 포로로 잡혀가 70년에 해방되어 고국으로 돌아오는 역사가 있었기에 우리 한국민족에게도 하나님의 이런 배려가 내려지기를 희망하며 교회마다, 성도들이 한 뜻으로 기도하기에 이른 것이다. 그런데 한해가 다 저물고 벌써 새해가 시작됐다. 우리 민족의 장래가 어떻게 될 것인지 가슴이 아려온다.


얼마 전 남북 이산가족의 만남과 헤어짐의 뼈아픈 광경이 더욱더 가슴을 미어지게 한다. 우리나라는 옛부터 강대국 사이에서 시달렸고, 많은 아픔과 수난을 당했다. 그래서 살아남기 위해 사대주의 사상이 생기기도 했다. 이는 우리 민족의 아픈 과거다. 그러나 인류역사는 늘 강자가 좌지우지 하는 것이 사실이다.

지금 우리의 처지는 어떤가? 예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 것이 없다. 지금은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샌드위치가 되어 우리의 마음을 열 곳이 없다. 6.25는 미국과 구소련이 만든 산물이지만 현실은 달라졌다. 이 사이에서 우리의 통일은 참으로 군사적이나 지정학적으로 어려운 입장이다.

우리는 지혜를 성경을 통해서 구하고 찾아야 할 것 같다. 때로는 지혜롭게 처신도 하고 계략도 짜고 신앙생활도 열심히 해야 겠다. 선지자들은 70년 후에 이스라엘이 바벨론으로부터 해방될 것을 예언했다. 그러나 그 일을 이루는 데는 하나님이 인간을 사용하셨다. 우리도 그런 시기에 지금 다다른 것이 아닐까.

현실을 말하자면 사실상 미국이나 중국의 처지에서 한국이 통일되기를 바라는 나라는 없다. 지정학적으로 한국을 요충지로 사용하고 심심찮게 무기도 팔아먹고, 여러 가지로 이점이 양국에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의 통일은 더욱 어려운 것이다.

바사국 고레스는 왕위에 오르자 이스라엘을 해방시키고 성전건축과 성곽을 다지 재건 할 것을 명령했다. 이를 통해 예레미야에게 명한 말씀이 이루어져 70년에 고국으로 돌아오게 된다. 오늘 우리에게도 이런 고레스와 같은 지도자가 미국이나 중국에 나타나야 한민족의 절대명제인 통일의 길이 열리게 될 것 같은 마음이 든다. 우리는 머지않아 새로 탄생하게 될 미국의 새 대통령이 이런 역사적 사건을 통해 고레스와 같이 등장해 한반도의 통일을 결단할 수 있었으면 하는 기대다. 하나님은 인간을 통해서 뜻한 바 목적을 이루셨다.

새해를 맞아 고대해 본다. 오늘 우리에게 고레스 같이 쓰임 받을 일꾼이 속히 나타나 우리의 한을 풀고 통일의 새 역사를 쓸 수 있도록 모든 것이 형통하게 이루어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한재홍(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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