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해를 넘기며

2015-12-26 (토) 손한익(공인장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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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를 며칠 앞두고 생각나는 것이 있다. ‘철들자 죽는다’ 라는 말이 있듯이, 대개 쉬운 일을 미루고 성공이 어려운 것에서 먼저 매달리며 살고 있다. 사업을 하려거든 선택과 집중을 하라는 말이 있다.

성경에는 ‘복 있는 사람이 되려거든 악인의 꾀를 따르지 않고, 죄인들의 길에 서지 아니 하며, 오만한 자들의 자리에 앉지 아니 하고 율법을 즐거이 묵상한다’ 라고 기록돼 있다.

복잡한 문제를 스스로 풀려고 바쁘게 하는 것보다, 있는 그대로를 가만히 받아들이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일어나는 일들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기 때문 일 게다.


이렇듯 사업 성공은 쉬운 일이 아니더라. 보다 쉬운 것은 나의 행동을 바꾸는 것인데, 이것 또한 마음대로 안 된다. 그러므로 가장 쉬운 것은 나의 마음을 비우는 것 이란다.
죽을 만큼 좋아했던 사람과 모른 체 지나가게 되는 날이 오고, 한 때는 비밀을 공유하던 가까운 친구가 전화 한 통 하지 않을 만큼 멀어지는 날이 오고, 또 한 때는 죽이고 싶을 만큼 미웠던 사람과 웃으며 볼 수 있듯이 시간이 지나면 이거 또한 아무것도 아니다.

변해버린 사람을 탓하지 않고, 떠나버린 사람을 붙잡지 말고, 그냥 그렇게 봄날이 가고 여름이 오듯 내가 의도적으로 염려하지 않아도 스치고 떠날 사람은 자연히 멀어지게 되고 내가 아둥 바둥 매달리지 않더라도 내 옆에 남을 사람은 무슨 일이 있더라도 알아서 내 옆에 남아 준다.

비바람 불어 흙탕물을 뒤집어썼다고 꽃이 아니 더냐, 다음에 내릴 비가 씻어 준다.
슬픈 것은 너무 무리하다 몸이 망가지는 것이고, 불행한 것은 너무 늦게 깨우치는 것이란다.

내가 아무리 명예가 있고 권세가 있다고 해도, 하늘에서 보면 다 똑같이 하찮은 생물일 뿐이며, 아무리 많이 가지고 얼굴이 잘 생겼다 해도 하찮은 나무보다 별 볼일 없으며, 아무리 빨리 달린다고 해도 하찮은 동물보다 느리다.

그러니 나보다 못난 사람 밟고 올라서려 하지 말고, 나보다 잘난 사람 시기 질투하지 말며, 있는 그대로의 모습을 사랑하며 살면 좋겠다.

<손한익(공인장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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