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별난 걱정

2015-12-14 (월) 09:51:43 정윤경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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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들의 가장 친한 친구는 이스라엘 태생이다. 둘은 비슷한 점이 많았다. 모국에서 온 지 몇 년 안 돼 낯선 곳에서 낯선 친구들 속에서 생활해야 했다. 그러니 서로 없으면 못살듯이 지냈다. 잠시 한국에 갔다 왔는데 아들은 친구가 보고 싶었는지 친구네 가서 자겠다고 연락해 달라고 부탁했다. 마침 그 아이 집에서 먼저 연락이 왔다. 전에도 그 집에서 몇 번 자도록 했기 때문에 바로 수락했다.

문제는 그 후 다른 한인 엄마들 이야기에 마음이 흔들렸다. 세상이 무섭다 보니 애들을 함부로 친구 집에서 자게 할 수 없다는 거였다. 아들은 문제없지 않느냐고 물어봤더니 오히려 아들이 더 걱정이란다. 아이들이 친구의 부모나 형제에 의해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이야기였다.

혹시나 하는 불안감이 생겼다. 아들 친구 집에 연락해서 약속을 취소해야 할지 고민이 되었다. 일단 아들을 친구 집에 보내는 대신 그 친구를 우리 집에서 자게 하기로 했다. 그 다음 아들에게 조심스럽게 물어봤다. 친구 가족이 어떻게 잘해주는지 장난을 어떻게 치고 어떻게 재미있게 노는지 궁금하다고 했다. 아들은 별 생각 없이 이야기했다.


아이 친구가 우리 집에 와서 둘은 신나게 놀았다. 내 할 일은 아이들 먹을 것을 챙겨주는 것 뿐이었다. 중간 중간에 애들 사진을 찍어서 아이엄마에게 보내줬다. 애들끼리 알아서 잘 노는데 괜한 걱정을 했다.

그 아이 부모가 이상하게 생각했을 수도 있었다. 세상이 무서워도 믿을 사람은 믿고 살아야 한다. 그 친구 가족을 못 믿은 듯해서 미안했다. 그래도 조심해야겠지.

<정윤경 / 샌프란시스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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