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포항 앞바다 석유와 통일벼

2024-06-14 (금) 빌리 우 버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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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대통령이 포항 앞바다에서 석유가 난다고 중대 발표를 했더니 정치계는 정치계대로, 과학계는 과학계대로, 석유와 가스가 난다 안 난다로 전국이 시끄럽다.

60년 전 한국에 식량이 모자라 해마다 보릿고개를 넘길 때 박정희 대통령은 식량증산을 위해서 먼저 치산치수 녹화부터 해야 한다며 임학자에게 벌거숭이산을 녹화하기 위해서 산에서 잘 살고 바람에 잎을 떠는 사시나무와 범낭지에서 잘 사는 미류나무를 교배해서 산에서 잘 살고 생장도 빠른 은사시나무를 만들어 산을 푸르게 하는데 일조했다.

쌀 부족을 해결하기 위해서 혼분식 장려도 하고 개간을 장려하고 쌀 증산을 위해서 안간힘을 다할 때 농학자가 한국사람이 즐겨먹는 일본 벼와 한국사람이 싫어하는 필리핀 벼를 교배해서 통일벼를 만들었다.


통일벼를 만들 때도 반대하는 농학자와 기자들은 시험지에 갔다 와서 한국 벼는 벌써 누렇게 익었는데 새 통일벼는 아직도 푸르러서 안 된다는 글, 비꼬는 글을 신문에 냈는데 결과는 마침내 쌀 부족 국가에서 쌀이 남아도는 국가로 만들었다. 이제는 쌀이 남아돌아 처치 곤란이 됐고 멀리 아프리카에서 통일벼 보급 새마을 운동을 한다고 한다.

5천년 쌀 부족국가에서 쌀이 남아도는 국가로 개조했더니 국민소득이 높아지고 국민 식성이 서구화되어 잡곡과 육류를 먹어 쌀은 더욱 더 남아돌아 해마다 농민들이 쌀 수매가를 올리라고 아우성이고 논을 갈아엎으니 위정자도 죽을 맛이겠다.

지금 석유 가스를 놓고 나올지 안 나올지 결과를 봐야지만 60년 전 통일벼 탄생 전야 같아 안타깝다. 통일벼를 만들 때도 당시 국민소득으론 거금의 자금이 들었는데 지금 석유 가스 시추하는데도 거금이 들어간다고 한다. 거금을 들여 시추해봐야 대박인지 쪽박인지 알 수 있지 않은가? 돈 많이 드는 게 두려우면 신대륙을 어떻게 발견했나? 돈 많이 드는 게 두려우면 달나라에 갔다 오고 우주개척은 어떻게 하는가?

<빌리 우 버지니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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