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내 생각에는’

2015-12-05 (토) 이경희(교육가•수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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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병 환자인 아람의 군대장관 나아만이 문둥병을 치유한 얼마 전 우리교회 설교 제목은 ‘내 생각에는’ 이다. 이는 우리가 다 잘 아는 내용으로 아마 유치원 때부터 수 없이 들어 왔던 이야기인지도 모른다. 우리 교회 목사님은 이 설교로 우리에게 무슨 말씀을 하고 싶으신 것이었을까?

부와 권력의 상징인 아람의 나아만 장군이 문둥병이 걸려 그의 파워가 땅에 떨어지고 죽음 앞에서 꼼짝 못하게 되었다. 나아만의 집에는 그의 아내가 부리는 여종이 하나 있었는데 이스라엘에서 잡아온 사람이었다. 그 여종은 나아만 장군이 이스라엘로 가서 엘리사에게 기도 받으면 문둥병이 낫게될 것이라고 말해 주었다. 나아만이 아람왕에게 가서 그런 말을 전하자, 아람왕은 이스라엘 왕에게 친서를 써 주고 나아만을 이스라엘로 보낸다.

아람왕의 친서를 받은 이스라엘 왕은 아람왕이 시비를 거는 것이라 오해하고 자기의 옷을 찢는다. 하나님의 사람 엘리사는 이스라엘 왕이 자기 옷을 찢었다 함을 듣고, “왕이 어찌하여 옷을 찢었나이까 그 사람을 내게로 오게 하소서 그가 이스라엘 중에 선지자가 있는 줄을 알리이다” 하였다.


나아만은 말들과 병거들을 거느리고 엘리사의 집 문에 선다. 엘리사가 사자를 보내어 요단강에 몸을 일곱 번 씻으면 살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될 것이라고 하였다. 나아만이 노하여 물러가며 “내 생각에는 엘리사가 내게로 와서 하나님 여호와를 부르고 그의 손을 부위 위에 흔들어 나병을 고칠 줄 알았다”고 성경에 쓰여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아만은 여종의 말을 믿어서 이스라엘까지 엘리사를 만나러 왔고, 장군이 다메섹 강 아비나와 바르벨이 이스라엘의 모든 강물보다 낫다고 분노하여 돌아서자 그 종들이 나아와서 말하기를 선지자가 당신에게 더 큰 일을 행하라고 하였다면 행하지 아니 하였습니까 라고 말하자 종들의 말을 그대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요단강에 일곱 번 몸을 씻어 그의 살이 어린아이의 살 같이 회복되어 깨끗하게 되었다 (열왕기하 5:1~14). [아무튼 나아만 장군은 그의 생각을 버리고 하나님의 말씀을 순종하였기 때문에 하나님의 능력을 체험한 것이다]

주일날 목사님 설교에서 나는 두 가지 교훈을 얻었다. 만일 내가 부와 권력의 상징인 나아만 장군이었다면 아이러니컬하게도 그 당시 여자이며 어린 아이였고 전쟁 포로 노예였던 여종의 말을 곶이 곧대로 들을 수 있었을까 하는 의문이고, 은 10달란트, 금 6,000개와 의복 열 벌(지금 돈으로 1,000만달러)을 싣고 말과 병거들을 거느리고 엘리사 집에 도착한 그들을 냉대하고 사자만 보내어 요단강에 가서 일곱 번 씻으라고 한 그 말을 듣고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다.

요즈음 “우리 엄마는 고집쟁이다”가 나이 들어서 나에게 붙여진 별명이다. 고집쟁이인 나에게 하나님께서 들려주신 설교가 바로 나아만의 문둥병 치유 이야기가 아닐까. 그래서 이 이야기가 나에게 곱씹어 생각하게 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경희(교육가•수필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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