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지구재앙의 마지노선

2015-12-02 (수)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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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전 미 항공 우주국(나사:NASA)은 지구환경과 놀랍도록 닮은 행성을 태양계 밖에서 최초로 발견, 세계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 행성은 지구와 크기, 나이, 공전 궤도등이 비슷한데다 지구에 생명체를 탄생시킨 태양과 같은 역할을 할 항성까지 이 행성으로부터 지구와 태양 간 거리와 비슷한 위치에 존재해 또 하나의 지구가 충분히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인류 최대의 수수께끼인 외계생명체의 존재여부를 탐사하기 위해 물리학자인 스티브 호킹이 주도하는 대형 프로젝트가 추진되는 등 외계에 대한 연구가 활발해질모양이다. 이 프로젝트에 세계적 천문학자들이 대거 참여해 머지않아 외계생명체 존재에 대한 광범위한 과학적 탐사도 생생하게 이뤄질 전망이다. 그야말로 인간의 무한한 능력을 보여주는 놀라운 경지이다.

그러나 이보다 더 절박한 것은 당장 우리 앞에 놓인 지구의 극단적인 현실과 불투명
한 미래가 아닐까. 문제는 바로 기후변화가 초래하는 지구촌의 심각한 재앙이다. 개인의 이기적인 생활과 공장이나 자동차 등에서 배출되는 이산화탄소 등으로 인해서 파생되는 기후변화가 야기하는 가뭄이나 홍수, 지진, 쓰나미 등을 말한다. 이는 어느 한 나라만 온실가스를 줄인다고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다. 한때 한국 등 세계 146개국이 온실가스 감축안을 유엔에 제출한 바 있다.


하지만 유엔은 기후재앙의 마지노선, 즉 지구기온 상승률 2도 이내로 억제하기는 아직까지 미흡한 실정이라는 것이다. 이대로 가다간 지구기온 상승률이 가속화돼 머지않아 빙하가 급속히 녹아내리면서 가뭄, 홍수 등의 대재앙이 불 보듯뻔하고 이로 인해 생태계가 파괴되면 지구촌의 파멸은 시간문제라고 한다.

얼마전 중앙아시아에서 소과(科)의 동물 20여만 마리가 원인모를 질병으로 떼죽음
을 당하면서 멸종위기에 처했었다. 롱아일랜드 해변가에서도 최근 떼로 죽은 물고기가
긴 해안을 따라 몇 마일을 이어갈 정도였다. 이를 두고 지구 온난화로 인한 대량 멸종 신호탄이 아니냐는 우려가 나왔었다. 이런 기현상은 지구 존립, 나아가서는 인류의 생존에까지 심각한 위협을 가할 수 있다. 환경오염으로 인한 중국발 살인적 미세먼지, LA와 한반도 등지에서 보여지는 심각한 가뭄 같은 것도 예외가 아니다. 우리가 대수롭지 않게 여기던 태양, 비, 구름, 눈 등이 인간의 무분별한 행동에 버럭 화를 내기 시작할 경우 이는 거의 재난에 가깝다.

10년전 발표된 밀레니엄 생태시스템 평가 보고서는 지구에서 생명체가 살아가도록 도
움을 주고 있는 생태계의 60%가 환경오염으로 인해 심각한 위기에 처해있다며 이를 불러 올 수 있는 기후폭풍을 방지하기 위해 당장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경고한 바 있다. 그러나 우리 인간은 여전히 이를 외면해 엄청난 재앙을 맞곤 한다. 2005년 미국을 휩쓴
수퍼 태풍 카트리나가 바로 그런 예라고 할 수 있다.

이번 파리에서 개최된 기후변화협약 총회에 세계 178개국이 마음을 모으는 것도 이
에 대한 위기감이다. 지구를 살릴 수 있는 길은 오직 온실가스 감축에 대한 나라별 합동 노력이 유일한 대안이다. 이번 참가국 모두가 자발적인 실천방안을 마련한다면 이들
국가의 배출량은 전 세계 온실가스 배출량의 90%이상이 된다고 한다. 그렇게 되면 지
구의 평균 온도를 2도 이내 상승으로 억제할 수 있다. 여기에 어느 나라든 이견이 있을
수 없다. 지구는 아직 인류 70억이 서로 부대끼며 살아가야 할 소중한 생존 터이기 때문
이다.
juyoung@koreatimes.com

<여주영 주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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