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자기만족에 빠진 일본의 역사관

2015-12-01 (화) 김동찬(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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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필리핀 마닐라에서 열린 APEC 정상회담에서 아베 총리와 부인이 오바마 대통령 바로 옆에 앉았고 그 다음에 박근혜 대통령이 앉았다. 아베 총리는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대미 외교노력이 성공했다고 자축하고 있는 모습이다.

지금 미국과 일본은 과거 미국이 필리핀을 가지고 일본이 조선을 가진다는 카스라 테프트 밀약 이후 가장 긴밀한 관계로 발전을 하고 있다. 국제 정세의 흐름으로 미국은 아시아 태평양에서 혼자서 중국을 대하기가 여간 벅차지가 않다. 그래서 가장 중요한 군사동맹국으로서 세계 2위의 경제대국 일본이 필요했다. 여기에 과거 씻을 수 없는 고통을 주었던 아시아 태평양 지역 일본의 이웃국가들로부터 항상 의심의 눈초리를 받아 오던 일본이 미국을 등에 업고 미국의 전략에 편승하여 자신의 존재감을 확산시키려 하고 있다.

그러나 일본은 과거 자신들의 선조들이 이웃 나라에 저지른 국가 범죄행위를 반성하고 사과 하면서 믿을 수 있는 이웃으로 거듭나기 위해서 노력하기 보다는 과거 자신들의 국가범죄행위를 미화하고 부정하면서 더 나아가서는 전쟁의 시기에는 언제나 생기는 문제이고 미국, 영국, 프랑스 같은 서구 열강들도 저지른 같은 행위에 대해서 일본만 가지고 그러는가, 그것은 역사의 문제이다 라고 하고 있다.


더 나아가 이런 왜곡된 내용을 지난 수십 년 동안 자국 국민들에게 꾸준히 가르친 결과 이제는 일본국민들이 다 왜곡된 역사관을 가지게 되었다. 만약에 정부가 주위 나라의 요구에 의해서 사과를 하게 된다면 외국의 강압에 무릎을 꿇은 정부가 되기 때문에 그 어떤 정부도 절대로 할 수 없는 일이 되었다.

문제는 일본 안에서 일본을 보는 시각과 전 세계가 일본을 보는 시각이 다르다는 것이다. 이에 아베 정권은 세계의 시각이 잘못되었다고 하면서 외무성과 민간 기업들과 협력해서 일본에 대한 잘못된 시각을 바꾸기 위한 천문학적인 돈을 책정하고 물량 공세에 나섰다. 특히 그런 일본의 전략과 행동이 미국 정치권과 백악관에 성공했다고 판단을 하고 있다.

그러나 정치적인 판단을 하지 않고 미국의 가치를 기준으로 판단을 하는 주류 언론이나 학계 시민사회는 그렇지 않다. 이들의 시각은 일본군 강제동원 성노예 문제는 의심의 여지가 없는 일본의 범죄 행위였고, 문제는 언제 일본이 국제사회의 요구에 부응해서 사죄하고 왜곡시키고 있던 역사를 제대로 가르칠 것인지에 대한 관심만 가지고 있다.

그러나 국제정세는 바뀐다. 그리고 일본과 가까워지는 정책을 추진했던 미국의 행정부와 정치인들도 바뀐다. 단 인권을 앞세우는 미국의 가치는 쉽게 바뀌지 않는다. 일본은 자신의 역사를 자신들의 입맛에 맞게 수정 왜곡하였기에 세계 속에서 고립된 갈라파고스 섬으로 자기 변화를 해버렸다. 그래서 세계 속으로 일본이 나아가면 갈수록 그 갈등은 더욱더 표면화 될 것이고 일본의 역사는 일본인들만 자랑스럽게 여기는 일본의 심장을 옥죄는 올가미가 될 것이다

<김동찬(시민참여센터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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