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처처불상(處處佛像) 사사불공(事事佛供)

2015-11-21 (토) 이우황<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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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을 살아가는데 나 혼자만의 힘으로는 살아갈 수 없다. 반드시 남의 도움이 절실하다. 결혼도 직장생활도 정치도 한반도의 동서 및 남북관계도 마찬가지다. 나를 제외한 모든 것은 남에 해당한다. 나의 형제자매와 부모 자식 그리고 부부도 가족이긴 하지만 엄연히 남에 해당한다. 가족을 벗어난 이웃과 타인은 말할 것도 없다. 나는 이 ‘남(타인 혹은 나 아닌 모든 것)’을 어떻게 대하고 남의 힘을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성공과 원만한 대인관계와 원만한 인생살이와 우리민족의 대화합이 이루어지리라 믿는다.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대규모집회가 열리고 경찰과 시민이 충돌하는 것을 보았다. 모두 자신의 입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물리적 충돌까지도 불사 하였다. 내 생각에는 이것은 모두 자신의 힘을 과시하는 극단적인 방법 밖에 안 된다고 보았다. 양측 모두 해결방법을 처처불상 사사불공정신으로 접근했더라면 그러한 무법천지 같은 충돌은 없었으리라 생각한다.

나는 수행을 통해 나의 인격을 완성해 가지만, 남은 내가 통제하고 계산하는 것으로 해결되지 않는다. 그래서 남은 신앙의 대상이라고 한다. 신앙의 대상이라면 신앙으로서 접근하는 것이 정석이다. 남을 신앙한다는 것은 결국 처처불상 사사불공 한다는 것이다. 남에게는 모두 불공해야 된다는 뜻이다.


거기다가 신앙은 소원이 성취될 때까지 하는 것이다. 따라서 남에 대한 불공도 한 번 하고 마는 것이 아니라 적시적소에 맞게 끝없이 정성을 들여 해야 된다는 뜻이다. 남에 대한 불공을 할 때도 나 자신을 비우고(무아)해야 된다. 아만심이 가득 찬 상태에서는 진정한 불공이 될까? 결단코 어렵다.

일본에서 무일푼으로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킨 창업주에게 성공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한 기자가 물었단다. 90을 넘긴 그 창업주는 첫째는 학벌이 초등학교 중퇴한 것이고, 둘째는 몸이 병약한 것이고, 셋째는 조실부모한 것이라고 했다 한다. 이것이 어떻게 성공의 비결이 될 수 있을까? 보통사람 같으면 세상을 원망하며 살았을 텐데 말이다.

그 90살을 넘긴 창업주는 초등학교를 중퇴했기 때문에 배움에 정성을 다 바쳤고, 조실부모했기 때문에 어릴 적부터 돈 버는 일에 정성을 다 바쳤으며, 몸이 병약하여 건강관리에 정성을 다 바쳐 살아왔기 때문에 성공할 수 있었노라 했다는 것이다. 이처럼 무엇인가에 정성을 들이는 것은 곧 불공을 하는 것과 같은 말이다. 아무것도 가진 것이 없었던 이 창업주는 남에게 불공을 정성스럽게 드린 결과로 남의 힘을 자기 힘으로 키워 성공한 것으로 믿는다.

매사에 불공하며 살면 자신의 힘도 함께 커지고 더불어 원만한 가정생활 사회생활 그리고 직장생활 나아가서는 일생이 보장된다고 믿는 것이다. '나도 늙어가고 있고 병이 들어 움직이지 못하면 결국 나의 힘은 하나도 없고 남의 힘에 의해 살아가게 될 것이다. 내가 죽으면 남이 나를 위해 기도해주고 장례절차를 밟아 줄 것이다. 이런 것을 생각하면 남을 위해 불공하지 않을 수 없고, 모두가 남을 위해 불공해주면 결국 한민족 대화합도 실현되리라 믿는다.

<이우황<회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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