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역사책에 방충창을 달자

2015-11-18 (수) 노창해 (교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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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달동안 온통 시끄럽게 편가르기하던 신문 기사 내용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역사학자 90%는 좌편향으로 대변’ ‘전국 고등학교의 절대 다수(99.9%)가 편향된 역사 교과서로 가르치고 있습니다’ ‘국정화 반대세력, 적화통일 대비하는 것’ ‘역사 바로 세우기’ 등등의 찬성과 ‘친일 독재 미화 반대’ ‘역사왜곡 중단’ ‘교수들 국정 집필 거부’ ‘해방후 이념대립시대 또 온 듯… 분열만 키운 역사전쟁 20일’ ‘장막속 집필진. 벌써 흐려지는 투명편찬’ 등등의 반대다.

역사교과서의 국정화는 옳고 그름의 토론이어야지, 이념 싸움이어서야 되겠는가? 이대로 가면 그리고 정권이 바뀔 때마다 역사책을 고친다면, 후손들에게 옳바른 역사책이라고 남겨 주기에 부끄럽지 않은가? 이제 그만 편가르기 싸움하지 말라.

여기서 다음 이야기를 음미해 보자. 옛날 시골에서 어느 더운 날 아버지가 “아들아 너무 덥다. 창문 열어라!” 그때 어머니는 “아들아, 모기 들어 온다. 문 닫아라!”고 했단다. 아들 입장에서 어떻게 할까? 누구 말을 들을까? 우리 한번 잠시 생각해 보자! 아들이 고민끝에 생각해 낸 것이 현재 우리가 혜택을 받고 있는 방충창이란다.


같은 논리로 해결책을 찾아보자. (1)국정화에 찬성과 반대 양쪽의 역사학자들이 모여 충분히 토론회를 거친다. (2)양쪽의 역사학자들을 각각 동수로 집필위원을 구성한다. (3)국정 역사교과서의 양쪽 필진에게 같은 양의 지면(page)을 할당한다. (4)양측 집필진의 양심적 역사관에 따라 집필을 하게 한다(정부가 집필 기준을 강요해서는 안된다). (5) 그리고 교사들은 국정 역사 교과서에 기술된 양쪽 내용을 모두 균형있게 가르친다. (6)옳고 그른 판단은 학생들에게 맡긴다.

이때 어른들은 학생들이 어려서 판단력이 부족하고 사실을 모른다고 생각하는 것은 시대 착오적이다. 오히려 그 반대인 경우도 많다. 창의성 개발과 토론 문화의 개발이 엄청 부족한 학교 현장 구조를 바로 잡기위해, 토론(예. 모의 국회, 모의 UN총회)을 활성화 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자기 주장만 옳다고 고집하면 끝없이 평행선을 달리고 국민 갈등만 키운다. 한국의 갈등 지수가 OECD 국가중 2위이고, ‘갈등에 의한 연간 손실액이 246원’이라고 한다. 지도자가 해야 할 일은 정치 경제 문화 사회 갈등을 줄이고 국민을 화합의 길로 인도하는 것이 그들의 책무다. 그런데 이에 반하면 역사에 역행하는 직무유기가 된다.

더 이상 편가르기 하지말고 화합하는 운동을 우리 각자가 일으키자. 구별하려 들면 피곤하다. 구별하지 않으면 마음의 평안이 온다. 우리는 하나! 상생정치, 상생경제, 상생문화 운동을 우리 모두 벌여보자. 아직도 기회는 있다. 교육부 장관이여! 마지막 퇴임사에 “역사책에 방충창을 달자”고 외치길 바란다.

<노창해 (교육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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