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시간이라는 약

2015-10-31 (토)
크게 작게
장은진 <조각가/티넥>
아주 작은 알갱이 ‘콩(BEAN)’ 이 속의 모든 영양소가 우리 몸에 새로운 활력을 준다. 그 안엔 과연 어떤 성분이 있기에 세계의 모든 사람들이 그토록 콩을 열심히 찾는 것일까? 역시나 우리의 기대를 벗어나지 않는 이 작은 콩들. 이 콩에 함유된 단백질은 기운을 보충해 주는데 도움이 되며 단백질의 양도 농작물 중에 최고이고, 구성 아미노산의 종류 역시 육류와 견주어도 손색이 없다. 이 콩의 장점을 왜 새삼 설명 하는가? 답은 우리 마음의 건강과 인생의 항체를 만들어주는 주인, 바로 ‘시간(TIME)’을 설명하기 위함이다.

즉 Time heals all wounded-시간은 모든 상처를 치유해 준다. 시간은 우리에게 아픔으로부터 새 살을 돋게 해준다. 시간은 전적으로 우리 편이다. 시간은 슬플 때나 외로울 때 우리의 깊은 슬픔을 치유해 주기도, 마구 엉켜진 우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해 주기도 한다. 그래서 ‘시간이 약’이라는 말도 있다. 시간, 그것은 보이는 것도, 만져지는 것도 아니다. 그럼에도 한 방에 아픔을 없애주는 진통제, 마음의 염증을 가라앉히는 소염제? 긁히고 쓸려 상처 나고 아픈 곳에 새 살이 돋게 하는 항생제? 시간이라는 것이 이런 진통, 소염, 아니 항생제란 말인가?

그러나 시간은 그 때 그 때 우리를 치유해 줄 수 없다. 단지 상처가 아무는데 시간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상처에 대한 치유라는 것은 자신과의 싸움이자 전적으로 자신의 몫이다. 오로지 자신의 행동에 뿌린 씨앗의 거둠인 것이다.


치유에 걸리는 시간은 각각의 사람마다 다르다. 현명하고 현실을 직시한 사람은 자신의 상처와 그리고 아픔이 더 이상 바닥을 칠 수 없는 상황을 인지하여 객관적인 자신을 뒤돌아보며 2~3년의 치유기간을 갖는다.

지난 철없던 자신을 천천히 들여다보고, 헤아려보면서 근본적인 자신의 반성과 성장, 그 후 다시 자신의 내적인 상처가 존재함을 인지하고 반성과 참회 그리고 그 순간을 기억해 둔다. 그리고 다시 학습과 회개로 희망찬 미래를 향해 꿈을 꾼다. 이 모든 것들이 몇 차례 걸러지고 반복되면 ‘압축 성장을 위한 내적인 상처’는 훌륭한 인생의 항체가 되어 더욱 다져진 자신을 만들어 낸다.

실수 없는 사람은 성장을 할 수 없다. 하지만 그 실수를 인정하며 깊은 반성과 회개로 자신의 고독한 시간을 겸허한 마음으로 받아들이고 읽어낼 수 있다면 비로소 진정한 시간은 당신에게 상처를 치유해 주며 다시 자신에게 되돌아갈 용기를 만들어 줄 것이다.

다시 말해 “시간은 우리의 모든 상처를 치유해 주며 시간은 전적으로 우리의 편이다” 시간은 우리에게 아픔으로부터 새 살을 돋게 만든다. 자신에 대한 위로와 이해, 그리고 진심어린 반성을 통해서 말이다.

위로란 진심이 나누어져 있는 순간 이루어지는 법이다. 진심이 스스로 고개를 들 때 까지 눈을 마주치고 귀를 기울이며 자신 스스로를 바라보며 들어주는 것만으로 충분하다. 존재만으로 위로가 되는 때가 있다는 걸 안 지금, 시간은 우리의 모든 상처를 치유해 주는 동시에 행성처럼 지구에서 떨어진 우리 자신에게 다시 되돌아갈 수 있는 용기를 함께 만들어 준다. 그것이 준비된 우리에게 다가오는 ‘시간’ 이다. “시간은 우리 스스로가 가장 힘들고 어려울 때 비로소 그 상처를 치유해 줄 수 있는 시간을 준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