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범사에 감사하라”

2015-10-24 (토)
크게 작게
김해종(원로목사)

오늘 아침 7시 45분, 내가 창립원로 목사로 있는 뉴저지의 한 교회에 참석하기 위해 차에 올랐다. 키를 이그니션에 꽂고 발동을 거니 곧 “부르릉” 하고 발동이 걸린다. 새삼스레 감사한 마음이 들었다.

오늘 아침 우리 아내를 위해 달걀 두 개를 지지고 잉글리시 머핀, 빵 두 쪽을 굽고 오렌지 주수 한잔 따라 아침상을 차려 주고 나오는 길이다. 음식을 먹을 수 있는 아내가 있음에 감사하며…


금년 2월에 박테리아 인펙션으로 뇌막염 증세를 보이며 코마상태로 병원 응급실에 실려 간 아내, 죽을 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말을 듣고 “주님 지금 데려가면 안됩니다” 울며 기도했었는데, 지금은 아침 식사를 할 수 있으니 얼마나 감사한가? 눈시울이 뜨거워진다.

위험한 고비를 넘기고 병원에서 퇴원했으니 재활원에 100일 있는 동안 물도 삼키지 못해 튜브를 위에 연결하여 직접 영양을 공급 받아 연명 하던 때를 기억한다. 100일후, 보험이 끝나 퇴원해야 했다. 그러나 전화위복으로. 아내는 집에 와 나의 간호를 받으며 마음이 기뻐 빨리 회복하였다. 한 달만에 밥도 먹고 화장실도 혼자가게 되어 다들 기적이라고 놀랐다. 우리의 기도를 응답하신 하나님 은혜, 감사할 뿐이다.

이런 생각을 하며 4번 도로를 달리면서 FM 방송을 틀었다. 고정시켜놓은 클래식 채널에서는 모차르트의 플륫과 하프 협주곡이 흘러 나왔다.
이런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 마다 감사 할 조건이 얼마나 많은가? 아름다운 곡을 작곡한 모차르트, 그 곡을 오늘 우리에게 듣게 해주는 모든 테크놀로지와 연주자들, 그들의 희생적인 훈련과 연습을 통해 재생되는 음악, 하나 하나 생각하면서 감사했다.

2003년 겨울 교통사고를 당했었다. 나는 당시 서부 펜실베니아 크랜베리에 위치한 감독주택인 우리 집으로 돌아가는 길이었다. 한밤중, 80번 도로를 혼자 운전하고 아리게니 산맥을 넘자, 기후가 돌변하면서 길은 빙판이 되었다. 내가 타고 있던 지프는 미끄러져 언덕 밑으로 굴렀다. 내 차는 여러차례 굴렀는데 시트 벨트를 하고 있었고 풀밭에서 굴러 마치 텀불링을 하고 난 것처럼 무사했던 것이다.

부서져 누워있는 찝차에서 무사히 빠져 나오면서, 얼마 전 감사절 파티를 생각했다. 내가 우리 가족들에게 감사절 말씀을 전하면서 감사는 과거와 현재에 대한 감사뿐 아니라 미래에 대해서도 하나님의 은혜를 미리 감사해야 한다고 말한 생각이 났다.

한시간 반 만에 집에 오면서 나는 새삼스럽게 ‘범사에 감사하라’는 말씀을 음미하고 있었다. 감사는 마음을 편하게 해주고 기쁘게 해주고 불평을 없애주며 겸손히 섬기는 마음의 자세를 만들어 준다고 생각했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