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노벨상을 두 번 탄 사람들

2015-10-1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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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상섭(물리학박사/ 에디슨)

올해의 노벨과학상 수상자 명단이 발표되었다. 역시나 일본인 과 학자들의 수상자가 많다. 올해 과 학상 수상자 중에는 중국인도 있다. 이전에는 물리학의 양 교수같 은 중국계 미국인이었으나 이번에 는 중국국적의 토종 과학자이다. 한중일 국가중에서 유일하게 한국 만이 노벨 과학상 수상자가 아직 한명도 없다. 노벨과학상 분야의 기초과학 발 전이 미래의 원천기술이 되는 것 을 우리는 잘 알고 있다.

대한민국 의 미래의 기술이 기초과학을 바탕으로 한 신기술 창출능력이 중 국 일본에 비하여 뒤지고 있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기초과학 을 푸대접하는 사회에서는 노벨상 수상자가 나올 수 없다. 물리학을 전공한 필자가 오래전 한국의 과 학기술계에 근무한 적이 있다.


물리학회 뒷담화에서 들은 이야기, 공학이나 경영학 계통의 전공 교수 들이 우스개 소리로 하였다는 “물 리학이 밥먹여 주냐?” 이런 소리가 우리 기초과학계를 암울 하게 한 다. 많은 촉망받는 과학자들이 기 초과학계를 떠난다면 한국인 출신 노벨상 수상자는 영원히 없을 지 도 모른다. 필자가 대학원에 다니던 시절에 는 한국 전쟁이후 모두 가난하여 노벨상은 꿈도 꾸기 어려웠다. 이 제는 한국의 경제력이 나아졌으니 노벨상 수상자를 기대해 보는 것 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러나 우 리의 교육이 창의적인 과학자들을 키우고 있는지 심히 우려가 된다. 한번도 노벨과학상을 수상한 적 이 없는 한국과 달리 동일인물이 노벨상을 두번 탄 경우가 있다. 퀴 리부인은 방사능 발견으로 물리학 상을 수상후 라듐 관련으로 또 화 학상을 수상하였다. 1956년 물리 학상을 받은 존 바딘 교수는 1972 년에 초전도 이론으로 또 수상하 였다. 화학자 중 화학상 이후 평 화상, 화학상을 두번 수상한 과학 자도 있다.

필자가 전공한 물리학 분야에서 노벨상을 두번 수상한 바딘 교수 는 처음으로 트랜지스터를 발명하 였다. 당시에는 진공관으로 신호를 증폭시켜 라디오 등의 전자기기를 만들던 시절이었다. 트랜지스터가 진공관을 대체하면서 아날로그시 대에서 지금의 디지털 시대로 변천 하는 초석을 마련하였다. 그의 계 속된 호기심은 대학으로 옮겨 다 시 초전도 이론을 정립시킨다.

초천도란 물질의 전기저항이 어 느 임계온도 이하에서 완전히 없 어지는 현상이다. 전기 저항이 없 으니 MRI 등에 쓰이는 초전도자 석에서는 전기저항이 완전히 없는 전류가 흐르므로 높은 자기장의 자석을 만드는데 이용된다.

그때까지 초전도 현상은 물리학 이론으로 설명이 되지 않았으나 쿠 퍼쌍 이라고 부르는 전자쌍의 이론 으로 초전도 현상을 설명하여 다 시 노벨물리학상을 수상한 것이다. 초전도 이론 발명자의 첫 자를 딴 BCS 이론으로 당시의 초전도 현상 을 설명하는 이론이다.

노벨상을 두 번이나 탄 이들의 개척정신을 본받아 한국인 후예 들도 언젠가는 노벨상에 도전하 는 사람들이 나오기를 바랄 뿐이 다. “한국은 당분간 노벨상 수상자 가 없을 것”이라는 식의 패배정신 을 버리고 도전정신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세계 2차대전중 윈스턴 처칠이 말한 “절대 포기하지 말라 (Never give up)”는 연설을 기억했 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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