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소득 낮지만 크레딧 좋은 대출자에 ‘희소식’

2015-10-08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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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비대출자 소득도 인정돼 소득기준 완화

▶ 이민자·첫 주택 구입자들 혜택 클 것

소득 낮지만 크레딧 좋은 대출자에 ‘희소식’

새 프로그램은 다세대 가구 비율이 높은 소수계나 이민자 구입자들을 겨냥한 프로그램이다. 공동 거주인의 소득도 대출심사에서 인정된다.

소득 낮지만 크레딧 좋은 대출자에 ‘희소식’

지난 8월 발표대로라면 국영 모기지 보증기관 패니매가 소득기준을 대폭 낮춘 새 모기지 프로그램을 올 연말까지 시행할 예정이다.

■ 새 모기지 프로그램 ‘홈 레디’

크레딧 기록은 좋지만 소득이 낮아 모기지 대출을 받지 못했던 주택 구입자에게 곧 희소식이 생길 전망이다. 국영 모기지 보증기관 패니매가 지난 8월 발표한 새 모기지 대출규정이 예정대로라면 올 연말을 전후로 시행을 앞두고 있다. 새 규정에 따르면 기존의 소득기준에 미달하는 대출자 중 크레딧 기록이 좋은 대출자들을 구제하기 위한 규정이 시행된다. 함께 사는 가족 중 비대출자의 소득을 인정해 준다는 것이 새 프로그램의 주요 내용으로 포함된다. 다세대 가구 비율이 높은 아시안 등 소수계 대출자들의 혜택이 클 것으로 기대된다. 올해 안에 시행될 예정인 패니매의 새 모기지 대출 프로그램‘홈 레디’(HomeReady)의 주요 내용을 미리 살펴본다.


■비대출자 소득까지 인정


기존의 모기지 대출규정에 따르면 한 주택에 다수의 가족이 거주하더라도 대출자의 소득만 심사대상이 된다. 노부모를 모시고 살면서 직장에 다니는 자녀를 둔 부부가 모기지 대출을 얻어 주택을 구입하는 경우 해당 부부의 소득만 대출기관에서 인정해 주는 것이 아직까지도 일반적인 대출기준이다.

그러나 홈 레디 시행 이후부터는 소득이 있는 비대출자 가족의 소득도 인정되기 때문에 소득 기준이 크게 완화되는 효과가 기대된다.

예를 들어 노부모의 소득과 자녀의 소득, 또는 함께 거주하는 친척의 소득까지 소득으로 인정되기 때문에 모기지 대출 심사의 관건인 ‘부채상환 비율’(DTI)이 크게 낮아지게 된다.

기존의 대출규정에 따르면 소득이 있는 비대출자 가족이 함께 거주하는 부모나 자녀의 모기지 대출을 지원하는 방법은 ‘보증’(co-sign)을 서거나 다운페이먼트 자금을 보조해 주는 방법 외에는 없다. 그러나 보증의 경우 모기지 연체 책임부담 등이 발생, 반드시 필요한 경우가 아니면 잘 사용되지 않는 방법이다.

패니매 측은 지난 8월 발표문을 통해 “비대출자 가족의 소득이 처음으로 DTI 비율 심사대상으로 인정된다”며 “가족 수가 많거나 다세대 가족들의 주택구입 때 혜택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고 소개했다.


■ ‘하숙생’ 임대 소득도 포함

가족이나 친척이 아니더라도 하숙생 등이 매달 내는 임대소득도 모기지 대출심사 때 소득으로 인정된다. 별채에 거주하는 세입자가 납부하는 임대료나 동거인이 임대료 형태로 보조하는 금액도 모기지 대출 신청 때 소득에 포함시킬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함께 거주하지는 않는 부모나 자녀들의 소득을 인정 받기 위해서는 기존이 규정과 마찬가지로 공동 대출자의 형태로 모기지 대출을 신청할 수 있다.

소득규정을 대폭 완화시킨 홈 레디 모기지 프로그램을 신청하려면 온라인 교육과정을 이수해야 한다. 대출자 교육과정인 ‘프레임 웍’(Frame Work)은 이미 시행중으로 누구나 참여할 수 있고 참가비용은 약 75달러다.

지난 8월 발표에 따르면 패니매의 새 규정인 홈 레디는 올 연말까지 프로그램화돼 대출은행들의 ‘자동 대출심사 절차’(Desktop Underwriter)에 본격적으로 활용될 예정이다.


■다세대 가구 중심 소수계 주택구입 증가 배경

패니매가 소득 규정을 대폭 완화시킨 배경에 이민자들과 첫 주택 구입자들의 주택구입 증가가 있다. 다세대 가구 비율이 급증하고 있고 특히 이민자 비율이 높은 소수계 사이에서 다세대 가구가 현상이 두드러지고 있다. 퓨 리서치에 따르면 이미 지난 2012년에 미국인 5명 중 1명은 다세대 가구에 소속된 것으로 조사됐다.

1980년과 비교해 2배나 급증한 수치로 다세대 가구는 주로 소수계와 이민자 가구에 집중됐다. 2012년 조사에 따르면 아시아계의 다세대 가구 비율은 약 27%로 가장 높았고 히스패닉과 흑인계의 비율도 약 25%로 높은 편이다.

반면 비히스패닉 백인들의 다세대 가구 비율은 약 14%로 현저히 낮다. 패니매는 그동안 실시한 조사에서 여러 세대가 함께 사는 다세대 이민자 가구들 사이에서 주택관련 비용을 분담하는 것이 일반적인 현상이라는 것을 발견하고 홈 레디 프로그램 마련을 착안했다.


■주택시장 재 침체 우려도 제기

소득규정 완화에 따른 주택시장 재 침체에 대한 우려도 제기됐다. 최근 주택시장이 겪은 대대적인 침체가 너무 느슨해진 모기지 대출규정에 따른 것으로 패니매의 새 프로그램 위험성이 지적됐다.

주택시장 전문가들은 하숙인 등이 지급하는 임대료를 소득으로 증명하기가 까다롭고 비대출자 가족의 소득도 일정치 않을 것으로 우려된다고 경고하고 있다.

이에 대해 패니매 측은 새 프로그램은 지속적인 조사에 따라 제정된 것이라고 해명했다.

조너선 로리스 패니매 부대표는 “전체가구 중 약 14%에 해당하는 가구가 비교적 높은 소득을 올리는 가족과 함께 거주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며 “특히 흑인과 히스패닉 가구에서 이같은 비율이 매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마켓워치와의 인터뷰에서 강조했다.


<준 최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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