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역대 미국 대통령 중 최초로 영국을 두 번째 국빈 방문한다.
14일 AP통신에 따르면 버킹엄궁은 트럼프 대통령이 오는 9월 17일부터 19일까지 영국을 국빈 자격으로 방문한다고 발표했다.
지금까지 영국을 두 번 국빈 방문한 미국 대통령은 없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첫 번째 임기였던 지난 2019년 엘리자베스 2세 여왕에게 국빈으로 초청됐다.
영국 왕실의 국빈 초청은 전통적인 왕실 의전 때문에 국제 외교무대에서 특별한 위치를 차지한다.
방문 일정에는 군대 사열과 마차 행진, 국왕 주최의 국빈 만찬 등이 포함된다.
찰스 3세와 카밀라 왕비는 윈저성에서 트럼프 대통령을 맞이할 계획이다.
초청의 주체는 국왕이지만, 실질적으로는 영국 정부의 조언에 따라 성사된다.
트럼프 행정부 출범 후 관세와 안보 등 다양한 현안이 부각했다는 점을 감안한다면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가 트럼프 대통령의 국빈 초청을 추진한 것으로 보인다.
취임 1년을 맞은 스타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비교적 원만한 관계를 맺는 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스타머 총리는 지난 2월 미국을 방문했을 당시 트럼프 대통령에게 직접 영국 왕실의 국빈 초청 의사를 전달했다.
초청장을 받은 트럼프 대통령은 "매우 큰 영광"이라며 감격했다는 후문이다.
조지 W. 부시나 버락 오바마 등 역대 미국 대통령들은 두 번째 영국을 방문할 때는 보통 윈저성에서 국왕과 차를 마시거나 오찬을 하는 것이 관례였다.
영국 왕실에 대해 호의적인 입장을 유지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국빈 방문 기간 런던 서쪽에 위치한 윈저성에 머문다는 사실에 기대감을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영국 여당 일각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을 국빈 초청하는 데 대해 반대 의견이 흘러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전쟁을 지지하고, 영국 연방 소속인 캐나다를 미국의 51번째 주로 편입해야 한다는 발언까지 하는 상황에서 국빈으로 초청하는 것이 적절하느냐는 취지다.
캐나다의 국가 원수인 찰스 3세는 지난 5월 오타와에서 열린 의회 개원식 연설에서 캐나다의 고유한 정체성과 주권을 강조하면서 에둘러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반박했다.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