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젊은이에게 말한다

2015-10-05 (월) 최효섭 아동문학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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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학년이 되어 그대는 학교로 돌아갔을 것이다. 그대의 인생을 위한 중요한 시기를 맞았다. 새로운 마음으로 꿈을 펼치고 있는 그대에게 선배로서 이 글을 준다.

젊은이여, 유명해지는 것과 돈을 많이 버는 것은 썩 아름다운 것은 아니다. 그것들은 결과적으로 그대라는 인간을 높여주지는 못한다. 이름과 돈이란 한 작품에 비하면 탈고할 가치는 없고 습작노트 정도로 남겨두면 충분하다. 그대가 이 세상에 존재하였던 의미는 헌신 자체에 있으며 남들의 평가나 소위 성공에 있는 것이 아니다. 여러 사람의 입에 오르는 것이 그대에 대한 찬사라 할지라도 너무 기뻐하지 말라. 부끄러워질 경우가 많으니 조용히 작은 헌신의 기쁨을 맛보라.

젊은이여, 불가능한 정도의 꿈을 꾸며 힘겨운 상대와 대결하라. 눈물은 속으로 흘리고 슬픔은 씹어 버리라. 뛰어들라, 뛰어들라, 사자 굴로! 언제나 정의 편에 서고 멀리서 맑게 사랑하라. 자주 눈을 높이 들고 별을 보라. 인생의 별이란 보람을 가리킨다. 젊은이여, 무대 위에 올라가라. 구경꾼을 의식하지 말라. 그대의 연기에 성실하면 그만이다. 힘은 속에 지니고 겉은 평범하여라. 가진 만큼만 드러내면 충분하다.

젊은이여, 찰나적인 쾌락이 그대를 파괴할 것이다. 변화에 동요하지 말고 현실을 대담하게 붙잡으라. 고독을 사랑하라. 사색을 즐기며 책을 가까이 하라. 남의 불행을 겉 보지 말라. 겸손이 그대의 인격을 높여줄 것이다.


그대는 젊다. 앞을 보라. 묵은 것에 붙잡히지 말라. 진취적인 기상과 모험의 용기와 과감한 투자가 그대의 인생을 밝게 열어줄 것이다. 하나 밖에 없는 그대의 인생을 이름 광고나 지위 놀음(Status game)으로 허비한다면 얼마나 비참한가!

젊은이여, 유명한 사람이 되기보다 훌륭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광고 미디어가 발달하면서 좋은 물건과 많이 광고된 물건이 동일하게 착각되듯이 훌륭한 사람과 인기 있는 사람이 동일하게 착각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명성(fame)과 명예(honor)는 결코 같지 않다.

명성이란 여러 가지 방법을 통하여 성취하는 것이며 명예란 내가 붙잡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나에게 붙여주는 것이라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르다. 알란 리처드(Richards)가 앨버트 아인스타인의 생활을 사진으로 담은 ‘너절한 샤쓰 속의 천재(Genius in a sloppy sweat shirt)’가 있다.

“교수님은 어째서 양말을 안 신고 계십니까?”하고 물으니까 아인스타인은 바지를 조금 치켜들고 맨발에 구두를 신고 있는 발을 내려다보며 “고기는 변변찮은데 그릇만 좋을 순 없지.”하고 농담하더란다.

양말로 포장될만한 훌륭한 인간이 아니라는 농담인데 그 순간 사진작가는 아인스타인이 풍기는 위대한 모습 두 가지를 찾는다. 하나는 연구생활 이외는 한눈팔지 않는 정열이었고, 다른 하나는 어린 아이 같은 순진함이었다. 철인 세네카는 “난장이는 산꼭대기에 서도 키가 작고 거인은 우물 속에 앉아도 크다”고 하였다.

소설가 스티븐슨은 “청춘은 모두 실험이다.”라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청춘이란 미지의 세계를 향한 개척기이므로 그 기간 전체를 실험으로 말할 수 있다는 뜻이다.

나는 여기에서 조금 더 나아가 “청춘은 모두가 모험이다.”고 말하고 싶다. 자진하여 모험 속에 자기를 던지는 것이 청춘의 증거일지도 모른다. 실험 혹은 모험은 반드시 성공한다고는 말할 수 없다. 오리려 실패의 확률이 더 높을 수도 있다.

그러나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젊은이다. 어떤 의미에서 젊어서의 실패는 성공의 발판이 된다. 사람의 생애는 직선도 아니고 평탄하지도 않다. 굴곡을 각오하고 전진하는 실험 속에 귀중한 교훈들이 깔려있다. “네 청춘으로 독수리 같이 새롭게 하시는도다.” 하고 이미 노년이었던 다윗은 말하였다. 그는 날마다 새롭게 살았던 것이다.

<최효섭 아동문학가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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