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통령의 영어 발음’을 읽고

2015-09-22 (화) 김선교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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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9월18일자 ‘나의 의견’란에 게재된 ‘대통령의 영어 발음’이라는 영어음성학자의 기고문을 읽고 대통령의 영어연설이 잘 되었다는 얘기인지 아니면 잘못 되었다는 얘기인지 애매모호하여 그러한 기고를 한 분의 의도를 파악 할 수가 없다.

서두에서는 대통령의 미국 상하원 초청연설을 놓고 ‘한국에서는 대통령의 영어연설이 화제였다. 모두 훌륭한 영어라고 입을 모았다. 그리고 한 전문가는 완벽한 발음이라고 평했다.’ 그런데 그분은 바로 ‘그러나 완벽한 발음이라는 것에는 동의하지 않았다.’라고 쓰여 있다.

이 말은 문장의 구성으로 보아서 한 전문가의 의견인지 아니면 그분의 의견인지 애매모호하다. 그리고 기고문 말미에서는‘박 대통령의 영어 연설은 외국인으로서 훌륭했으나 (중간생략) 미국인의 정서에도 맞았을지는 모르겠다.’라는 얘기는 칭찬으로 받아들여야 할 지 우회적인 비판으로 받아 들여야 할지 또한 애매모호한 문구이다.


훌륭하니까 앞으로도 계속 영어 연설을 하라는 얘기인지 미국인의 정서에 맞지 않을 수 있는 영어연설을 하지 말라는 얘기인지 이해하기 곤란하다. 중간부분의 음소(phoneme) 운운하는 얘기는 영어 음성학자들 간에는 일반적인 상식이겠으나 그 분야의 전공자가 아닌 일반 독자들에게는 생소한 얘기일 뿐이다.

거두절미하고 한국에서 대학까지 나온 성인이 후에 미국에서 공부를 하였다고 하더라도 미국태생의 미국인들과 똑 같이 완벽한 발음은 할 수가 없다고 본다.

외국인으로서 훌륭한 영어였다는 평을 듣게 되면 그것으로 족하지 아니한가? 동시통역사가 무슨 얘기인지 못 알아듣는 부분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지 않았으면 그것으로 대 성공이라고 생각한다.

대한민국 역대 대통령 중 처음으로 영어연설을 하고 그 정도의 평을 들은 것은 왈가왈부 할 일이 아니고 역사에 기록될 자랑스러운 일이다.

<김선교 (자유기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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