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멘토 되어주기

2015-09-18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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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병임(논설위원)

15일 제70차 유엔총회가 뉴욕 유엔본부에서 유럽난민 문제, 북한의 핵실험 위협, 중동 분쟁 등 세계 평화를 위해 풀어야 할 난제를 안고 출발했다. 193개 회원국 중 160여개국 정상이 유엔총회에 참가하는데 프란치스코 교황, 시진핑, 푸틴, 박근혜 등 정상 및 정부 수반은 이번 총회의 하이라이트인 25~27일 열리는 유엔개발정상회의에 참석한다.

22일 미국을 정상 방문하는 프란치스코 교황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을 비롯, 2013년 집권 2년만에 미국을 국빈 방문하는 시진핑 중국국가 주석, 10년만에 유엔에 오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특히 미국과 54년 만에 국교 정상화를 이뤄낸 쿠바의 라울 카스트로 국가평의회 의장 등 이들이 유엔에서 연설하는 역사가 이뤄진다.


나름대로 화려한 이력과 경험을 갖춘 지도자들의 면면을 살펴보면서 장차 정치가를 꿈꾸는 청소년들의 롤 모델을 찾아본다.

개인적으로 최근 “시리아, 이라크 난민을 조건없이 받아들이겠다”고 결단을 내린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돋보인다. 그에게는 넉넉한 어머니의 품이 연상된다.

뉴욕 이민 1세들은 자신들이 피땀 흘려 어렵게 일군 터전이 후세들의 발판이 되기를 바란다. 요즘 한인사회는 불협화음에 이어 법정 싸움까지 바람 잘 날이 없지만 이렇게 심란한 사회일수록 자녀들만은 올바른 방향으로 가기를 바란다. 자녀들이 롤 모델을 정하는데 도움을 주고 그들의 멘토 역할을 할 사람을 찾아주어야 한다.

여기서 롤 모델과 멘토는 비슷하면서도 차이가 있다. 롤 모델(Role Model)은 본받을만한 사람, 멘토는 그 롤 모델로 가기 위한 조언을 해주는 사람으로 구별된다. 다시 말해 멘토(Mento)는 조언자, 후원인, 인도자이며 멘티(Mantee)는 조언을 받는 사람, 멘토링(Mentoring)은 지도하는 일을 말한다.

멘토는 그리스 이타이카 왕국의 왕인 오디세우스가 트로이 전쟁을 떠나면서 아들의 교육을 맡겼던 스승의 이름이다. 오디세우스가 전쟁에 나가있는 십년이상 멘토는 오디세우스의 아들에게 스승, 부모의 역할을 했다. 이후 멘토라는 그의 이름은 지혜와 신뢰로 한 사람의 인생을 이끌어주는 지도자라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다.

부모나 스승, 이웃, 모든 동네가 아이를 교육시켜야 한다는 말은 들어보았을 것이다. 가장 먼저 롤 모델은 멘티가 정해야 하되 부모나 스승이 도와줄 수 있다. 롤 모델은 자신이 막연하게 되고 싶다하여 정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내면을 깊숙이 들여다보고 성격과 적성, 능력, 열정, 노력이 있나를 살핀 다음 정해야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남들에게 없는 장점과 단점이 자신에게 있을 수 있다.
이번 유엔총회에 참가한 지도자 중에서 찾을 수도 있고 부모, 일가친척이나 이웃, 스승이나 선배, 자신이 평생 하고 싶은 분야에서 성공한 이 중에서도 롤 모델을 찾을 수 있다. 그런 다음 그 사람의 스토리를 살펴보면서 자신만의 성장 계획을 수립해야 한다.


멘티의 롤 모델이 정해졌다 하면 이민 1세가 할 일은 멘토를 찾아주어야 한다. 굳이 세속적인 성공은 하지 않았더라도 인품이 훌륭하거나 학식과 지혜가 뛰어나다면 멘토가 될 수 있다. 또 성실하게, 정직하게 살아오고 있다면 너도, 나도, 후세들의 멘토가 될 수 있다.

롤 모델은 어떤 사람을 표본으로 하지만 멘토는 그 목표를 달성할 때까지 도와주는 사람으로 많은 멘토가 나와야 한인사회가 발전한다. 그래서 취업, 결혼, 이민생활로 고민하는 젊은이들, 상담이 필요한 일반인들에게 도움을 주는 건강한 한인사회를 만들어 나가자.

한인사회에 불화의 씨앗만 떠돌 것이 아니라 서로 돕고 도움을 받으며 치유하고 회복하여 후손들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도록 멘토 되어주기 열풍이 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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