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리 반복되면 신뢰 사라진다

2015-09-04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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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의 한인변호사가 사기 및 돈세탁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되었다. LA에서 이민변호사로 오래 활동했던 이문규씨가 투자이민 사기혐의로 한국에서 체포되고 중형을 선고받은 파장이 채 가시기도 전에 또 다시 한인 변호사가 체포되었다. 한인 커뮤니티는 미국사회에 적응 중인 이민자 집단으로서 변호사 등 전문직업인들에 대한 기대가 크다. 그런데 극소수이기는 하지만 이들이 한인사회에 도움이 되기는커녕 오히려 해를 끼치고 있으니 안타까운 일이다.

이번에 체포·기소된 스티븐 영 강(46)씨는 오뚜기 아메리카의 부동산 구입자금과 투자이민 신청 의뢰자의 투자금 등 500만달러를 개인적으로 써버린 혐의를 받고 있다. 오뚜기 아메리카가 가디나의 사옥을 확장하기 위해 부동산 매입 자금으로 보낸 370만달러 그리고 한인부부가 투자이민 비자를 얻기 위해 투자금으로 내놓은 100만달러 등을 개인용도로 쓰고 문제가 생길 때마다 돌려막기 식으로 유용했다는 혐의이다. 강씨 기소 사실이 보도되면서 추가 피해자들이 나오고 있어 전체 피해사례가 얼마나 될지는 아직 알 수가 없다.

이런 사건이 터질 때마다 상처를 입는 것은 한인변호사의 신뢰도이다. 법률지식을 동원해 의뢰인의 권리를 최대한 보호해야 할 전문가가 의뢰인을 상대로 사기를 친다면 무서워서 어떻게 변호사를 찾겠는가. 고의적 불법행위까지는 아니더라도 변호사의 태만, 불성실로 인해 의뢰인들이 엄청난 재정적 정신적 피해를 입기도 한다. 이런 사례가 반복되면 한인 변호사 전반에 대한 불신풍조가 생길 수 있다. 한인사회 일각에서는 한인보다 유대인 변호사를 오히려 더 의지하는 분위기도 없지 않다. 극소수 비리 변호사들로 인해 대다수 성실한 한인변호사들의 이미지가 도매금으로 손상당한다면 변호사들로 보나 한인사회로 보나 불행한 일이다.

변호사는 사회지도층으로서의 책무의식이 있어야 한다. 단순히 법 지식을 팔아 나 혼자 잘 살면 그만인 직업이 아니다. 법을 토대로 이 사회의 평등과 자유에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이 있어야 한다. 투철한 직업의식과 윤리의식은 기본이다. 변호사 비리가 반복되면 신뢰는 사라진다. 물 흐리는 미꾸라지들을 걸러내는 자정노력으로 한인 변호사들이 신뢰와 존경을 회복하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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