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말은 사람의 인격이다

2015-09-0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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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규(목사)

젊은이들이 티격태격하는 모습을 본 100세의 노인은 “뭣 때문에 싸우는 것이여, 이 꼴 보려고 내가 100세까지 산 줄 알어? 아이고 시끄러워 죽겠다.”라며 호통을 친다. 이때 검은 옷을 입은 저승사자가 100세의 노인에게 다가와 조용히 손을 내민다.

100세의 노인은 옆에 있는 노인에게 “손님 왔어?”라고 한다. 옆의 노인은 “나는 아무것도 안 보이는데...”라고 하니 100세의 노인은 “아! 내 손님여...”라며 저승사자에게 외친다. “아녀, 시끄럽지 않어”라고 말하며 저승사자를 보내기 위해 열심을 낸다.


이는 요즘 유행하는 개그콘서트의 한 코너에서 벌어지는 광경이다. 100세의 노인을 찾아온 저승사자는 아무 말도 없이 손만 내민다. ‘죽겠다’고 말한 것이 저승사자를 불렀다는 것이다. 코너를 꾸민 작가나 프로듀서의 뜻은 분명 말조심을 해야 한다는 교훈을 코너를 통해 전하고 싶었던 것일 것이다.

우리는 삶의 일상에서 ‘죽겠다’는 말을 자주한다. “배고파 죽겠다” “힘들어 죽겠다” “어려워 죽겠다” “돈 없어 죽겠다” “괴로워 죽겠다” “아파 죽겠다” “보기 싫어 죽겠다” “가기 싫어 죽겠다” 등 이루 나열할 수 없을 만큼 ‘죽겠다’라는 말을 많이 한다.

이와 같이 많은 사람들이 일상에서 입으로 나오는 잘못된 말로 인해 순간순간 수 없이 죽음을 상징하는 저승사자를 부르며 살아가는 것을 부정하지 못할 것이다.

성경에서는 ‘사람은 입에서 나오는 열매로 배부르게 되고, 입술에서 나는 것으로 만족하게 된다’고 기록하고 있다. 사람에게는 동물에게 없는 언어, 즉 말이 있다. 말로 사람들은 소통한다. 또한 말로 자신의 감정을 표현한다. 좋으면 좋다. 싫으면 싫다. 가면 간다. 안가면 안 간다. 스스로의 결정을 말로 전달한다. 그렇기에 말은 자신을 나타내는 가장 쉬운 표현의 방법이다. 그런데 이렇게 자신을 결정하고, 자신을 나타내는 소중한 말을 아무렇게나 하는 사람들을 종종 만나게 된다.

성경에서는 ‘두루 다니며 험담하는 자는 남의 비밀을 누설하나니 입술을 벌린 자를 사귀지 말라’고 권고하고 있다. 내 앞에서 다른 사람을 험담하면 다른 사람 앞에서 나를 험담한다는 반증을 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기억해야 할 것은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말로 사람을 살리기도 하고, 죽이기도 한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요즘은 곳곳에 카메라가 있고 심지어 전화기에도 녹음기능이 있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말을 녹음이나 녹화를 해서 많은 사람들에게 공개한다고 해도 과연 함부로 말할 수 있을까? 누가 있던지 없던지, 누가 보던지 안 보던지, 입으로 나오는 말은 모두 기록된다고 가정한다면 매 순간마다 긴장을 놓지 않을 것이다.

이제는 말을 잘해야 한다. 말은 말하는 사람의 인격이며 그 사람의 속마음이기 때문이다. 크리스천이라 하며 말을 함부로 한다면 과연 진정한 크리스천이라고 할 수 있을까? 또한 성경에서는 분명히 입과 혀를 지키는 자는 자기의 영혼을 환난에서 보전한다고 기록하고 있으니 사람에게 유익하고 하나님을 기쁘시게 하는 말만이 살리는 말이 되기 때문이다.

“생명을 사랑하고 좋은 날 보기를 원하는 자는 혀를 금하여 악한 말을 그치며 그 입술로 거짓을 말하지 말고 악에서 떠나 선을 행하고 화평을 구하며 그것을 따르라.”(베드로전서 3장 10절,11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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