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음부터 하나로 뭉쳐보자!

2015-08-29 (토)
크게 작게
김명욱<객원논설위원>


아름다운 미인이 있다. 그 미인을 애인으로 삼고자 하는 남자가 있다. 그렇다면 그녀를 움직일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돈일까, 아니면 권력일까. 아니다. 남자의 마음이다. 진정 그녀를 사랑하는 마음을 보여줄 때, 여자는 사랑의 행동을 보여주게 된다. 마찬가지로 세상만사 모든 것은 마음에 따라 움직여진다. 광고도 마찬가지다.

광고와 홍보 없이 마케팅하는 회사를 보았나? 없다. 광고는 소비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구매충동을 일으키는 고도의 마케팅전략이다. 그러니 회사들이 광고에 큰돈을 들이며 자사 홍보에 나서는 것도 모두 다 구매자들의 마음을 자극하는 심리요법을 사용하는 거다. 사람의 마음은 이처럼 끼쳐지는 영향에 따라 큰 결과를 낳는다.


지난 주간 남•북한의 긴장된 준전시상태는 극적인 타협으로 전쟁돌발 상태까지 가지 않고 다시 전으로 돌아간 것만은 다행이다. 이번 사건의 발단은 북한의 비무장지대 지뢰매설과 폭발로 인한 남한병사의 부상이다. 이에 남한은 중단했던 대북확성기 방송을 재개했다. 대북방송은 한 마디로 북한병사들의 마음을 움직이려는 심리전이다.

다급해진 북한은 대포를 쏘아 남한을 자극했고 대북방송을 중단하지 않으면 전쟁도 불사하겠다고 나왔다. 그러나 남한은 이에 끄떡도 않고 계속 대북심리전을 펼쳤다. 그러면 도대체 대북방송엔 무엇이 담겼기에 북이 이처럼 신경을 곤두세우는 걸까. 방송은 한국과 외국 뉴스와 북한병사가 모르는 북의 처형사실을 낱낱이 전한다.

그리고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을 통해 그들의 탈북경험과 남한에서의 생활 등을 전하고 최근 뜨고 있는 아이돌 가수들의 노래와 흥겨운 연예프로 및 날씨에 관한 정보 등을 전달한다. 11년 만에 재개된 이번 대북방송은 연천을 비롯, 38선 11개 지역에서 3~4시간씩 하루 10시간이상을 내 보냈으며 방송은 20km이상까지 전달됐다.

북이, 특히 김정은이 대북방송과 탈북자들로 구성된 자유북한운동연합이 북에 뿌리는 삐라살포에 신경을 곤두세우는 것은 심리전을 통한 북한 체제의 붕괴다. 2,000만이 넘는 북의 주민들은 북한 외의 세상 밖 사정을 전혀 모르고 살아간다. 오직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고 있는 영도자들만이 그들의 구세주인줄 알고 산다.

그러니 대북방송과 삐라를 통해 접하게 될 남과 세계 뉴스들을 북한병사들과 주민들이 알게 된다면 그들의 마음이 요동치지 않을 수 없게 된다. 그 요동이 점차 확대되면 북한체제의 유지에 크나큰 해가 됨과 동시 북이 망할 수도 있는 계기가 될 수 있으니 김정은과 그를 따르는 북의 최고위 특수계층이 두렵지 않을 수가 없는 거다.

남북 고위급이 43시간의 마라톤협상으로 합의한 보도문을 통해 대북확성기 방송은 중단됐다. 김정은이 조금은 안심할 것 같다. 그래도 다시 북이 도발할 때엔 남은 언제든 대북방송을 할 수 있다. 이참에 대북방송을 계속할 수만 있었으면 좋았으련만. 적을 이기는 방법 중에는 심리전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도 드물기 때문이다.

김정은이 마음만 바뀌면 하루아침에 통일도 될 수 있을 텐데. 어떻게 해야 그 어린 김정은의 마음을 바꾸어 놓을 수가 있을까. 별 뾰족한 수가 없나. 그냥 기다려야 하나. 최고의 방법은 중국처럼 북한의 문호개방인데 그게 그렇게 쉽지 않다. 김대중, 노무현 정권에 의해 추진됐던 햇볕 정책은 돈만 퍼다 주었고 실효는 없었다.

강대국노름에 분단된 한반도. 한민족. 언제까지 이대로 갈 건가. 참으로 한심한 노릇이다. 같은 민족으로 너무한 것 아닌가. 정말 이런 민족이 또 어디 있겠나 싶다. 한 순간 마음만 변한다면 한반도가 하나로 될 수도 있을 텐데. 요원하기만 한 건가. 계속해 강대국 눈치만 보아야 하나. 한반도여! 우선 마음부터 하나로 뭉쳐보자!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