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I LOVE NY”의 조건

2015-07-03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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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진수(경제팀 부장대우)

부동산정보회사 질로우가 최근 공개한 ‘전국 렌트 동향보고서’에 따르면 고공행진을 이어오던 뉴욕시 렌트가 지난 5월 처음으로 하락했다.

비록 1% 에도 미치지 못하는 전달대비 0.3% 감소지만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뉴욕시 렌트가 진정세로 돌아선 것이라 기대가 커지고 있다. 뉴욕 메트로 지역의 렌트도 지난달 대비 0.6% 감소해 뜨거웠던 열기가 식혀지는 분위기다.


하지만 부동산 불패신화의 성지(?)로 자리매김한 맨하탄 일부지역의 렌트는 여전히 전국평균보다 4배 이상 높아 이번 뉴욕시 렌트 하락세 확산의 변수가 되고 있다.
한인들이 많이 살고 있는 퀸즈도 비록 한자리수 상승이지만 아직은 오름세에 있다. 다만 퀸즈 렌트는 올해 들어 진정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다.

이런 가운데 지난달 29일 뉴욕시 렌트 규제 아파트의 임대료가 사상 처음으로 동결돼 뉴욕시 렌트 상승 억제의 분깃점이 되고 있다. 1년 계약 시 0%, 2년 계약 시 2% 인상으로 100만여 렌트 규제 아파트가 대상이다. 뉴욕시 렌트가이드라인 위원회의 이번 렌트 규제 아파트 임대료 동결은 렌트 규제를 받지 않는 아파트에도 영향을 미쳐 결국 뉴욕시 전체 렌트 인상 억제의 효과가 있을 것이란 기대다.

뉴욕시를 포함해 대도시 주민들의 가장 큰 지출 항목은 역시 ‘거주비용’이다. 렌트가 오르면 그만큼 삶의 질은 떨어지기 마련이다. 질로우에 따르면 렌트 아파트 거주자들은 평균적으로 수입의 30%를 렌트로 내고 있다.

특히 뉴욕은 렌트 급등을 이유로 수입의 30% 이상을 렌트로 내고 있는 테넌트가 상당수 된다. 뉴욕시 경우 렌트 안정이 그 어느 때 보다 절실한 시점이란 설명이다. 다행히 뉴욕시 렌트 하락과 렌트 규제 아파트 임대료 동결이 한 달 사이 맞물려 이뤄졌다.

지속되는 불경기, 한인을 포함한 뉴요커들의 목줄을 죄던 뉴욕시 렌트가 이번 기회를 계기로 완전히 하락세로 돌아서기를 기대해 본다. 이는 주택을 사고 싶어도 다운페이먼트가 없거나 원하는 만큼의 은행융자를 얻을 수 없는 수많은 “I LOVE NY”, 뉴요커들의 바램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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