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살아생전, 지상 최고의 가치

2015-06-27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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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사람이 살아가면서 아파 보지 아니한 사람이 있을까. 아무도 없을 것 같다. 감기든 뭐든 한 번 이상, 아니 셀 수 없이 아프며 살아가는 것이 인생인 듯싶다. 아픔은 고통을 수반한다. 고통은 육체적인 고문이나 다름없다. 어느 친구는 식중독으로 복통을 앓을 때 너무 고통스러우니 “신이여 빨리 데려가 주시오”란 기도를 드렸단다.

불교의 가르침 중엔 생로병사(生老病死)가 있다. 인간은 태어나고 늙고 병들고 그리고 마지막엔 죽는 수순을 밟는 게 인생이란 거다. 이 수순에 단 한 치도 벗어날 사람은 없다는 것이 불교를 낳은 석가의 교리다. 생로병사는 인간에게만 해당되는 것이 아니다. 만물에 해당된다. 식물과 동물 그리고 우주의 별까지도 해당된다.


미국에도 메르스가 들어왔나. 지난 주간 기침감기로 몇 날을 고통가운데 지냈다. 더운 날씨에 에어콘을 키고 선풍기를 돌린 채 잠들었든 게 화근 인 듯하다. 쉴 세 없이 이어지는 기침은 온 창자를 다 긁어내는 듯하고 가슴을 찢어내는 고통을 수반한다. 누렇게 나오는 가래는 휴지에 담아 바로 화장실 용변기에 버리곤 했다.

함께 사는 사람에게 혹여나 바이러스가 옮겨질까 걱정이 되어서였다. 요즘 한국은 메르스로 온통 나라가 뒤집어지는 듯 소란하다. 메르스는 감기 비슷하게 시작돼 폐렴으로 옮겨가는데 환자로 확진돼 숨진 사람들은 거의가 60대 이상의 노인들임을 본다. 바이러스로 옮겨지는 메르스가 아직 미국엔 착륙을 안한듯하니 다행이다.

여름감기를 피하겠다고 가을에 독감주사를 맞는데도 어김없이 한 번은 찾아오는 불청객이 감기인데 이번에도 어김이 없었다. 이처럼 년 중 행사처럼 치러지는 감기를 앓을 때 마다 고통가운데 느끼고 생각하는 건 지상 최고의 가치는 무엇일까? 란 질문이다. 사랑, 좋다. 돈, 좋다. 권력, 좋다. 다 좋다. 한 가지가 더 있다.

건강이다. 돈이 아무리 많으면 뭐 하나. 건강을 잃으면 그걸로 끝인 걸. 한국의 큰 재벌이자 세계의 재벌에도 들어가는 삼성그룹의 이건희 회장이 건강을 잃은 지 꽤 되는데 아직도 완쾌되지 않고 있다. 그러니 그의 아들 이재용이 아버지의 뒤를 이을 준비를 착착 해나가고 있다. 수십만 명의 직원을 둔 삼성의 우두머리인들 뭐하나.

한 번 쓰러지니 그게 다다. 돈을 산처럼 쌓아두고 사는 삼성의 회장이니 세계의 용한 의사와 첨단 의료기술을 다 써보았을 것 아닌가. 그래도 아직 그의 건강은 처음보다는 많이 좋아졌다고 하나 두고 볼 일이다. 심근경색이 그의 병의 원인이었다고 하는데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돈이 다가 아니라는 것을 이런데서 찾아본다.

어느 친구가 말한다. “머니(Money) 머니(Money) 해도 건강이 최고!”라고. 돈 돈 해도 건강이 최고란 말이다. 그러며 하는 말이 돈 많고도 건강하여 오래 살면서 가진 재산과 재물을 가난한 사람들에게 나누어주고 사는 사람은 지상에서 가장 행복한 사람 중의 하나라고. 이보다 더 가치 있게 사는 사람도 드믈 것. 그러나 흔치 않다.

권력이 많은들 건강을 잃으면 무슨 소용이 있나. 사랑도 마찬가지. 세상만사, 인생의 행복 가운데 가장 근원처럼 떠받들어 주는 것이 건강임에야. 이처럼 지상최고의 가치 중 하나인 건강도 건강할 때 챙겨야 한다. 그 중 하나가 담배, 즉 흡연을 비롯한 안 좋은 습관들을 끊는 거다. 술은 적당히 마시면 좋다고 하나 그게 아니다.

103세로 별세한 방지일목사. 기자가 그에게 질문했다. 진정한 복은 무엇이고 건강의 비결이 무엇이냐고. 그는 “진정한 하나님의 복이란 마음으로부터 양심의 자유를 얻는 것”이며 “건강비결은 심방 열심히 다니고 심장이 감동받게 하고 심호흡하는 삼심”이라 했다. 돈, 돈 해도 건강이 최고다. 살아생전 지상최고의 가치는 건강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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