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공포로 몰아넣는 메르스

2015-06-13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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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재옥(의사)

서민경제까지 위협하고 있는 중동호흡기증후군(MERS:메르스)의 공포가 한국을 뒤덮고 있다. 벌써 격리자만 3,000명을 넘어섰고 사망자가 9명이나 된다. 학교는 휴교를 하고, 심지어 부유층들은 아예 해외여행을 핑계 삼아 도피를 한다고 한다. 불똥이 뉴욕까지 번져 한국여행객 입국심사강화, 잠복기 14일간의 강제억류 등 방역조치가 취해질 조짐이다. 중국과 홍콩도 한국방문에 대한 자체를 촉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첫 번째 확진판정을 받은 환자를 제대로 대처하지 않고 방심한 끝에 나온 후유증이다. 초등대처에 미흡했던 병원당국의 실책은 물론, 보건당국의 허술한 방역체계, 감염자 및 접촉자 그리고 일반인들의 미흡한 시민의식 등이 초래한 결과다.


이로 인해 국가 이미지 손상, 국내에 야기될 경제적 손실도 문제지만 더 중요한 것은 한 사람, 한 사람의 생명의 소중함에 있다. 그런데 지금 한국은 SNS를 통해 잘못된 정보와 관련된 괴담이 난무하면서 사람들의 눈과 귀를 흐리고 있다. 모든 질병은 정부나 언론, 여론이 고치는 것이 아니라 무엇보다 개개인이 지켜야 할 위생수칙이 우선돼야 한다,

바이러스에 대한 부적절한 대치나 방치는 큰 재앙을 불러올 수 있음을 역사를 통하여 우리는 알고 있다. 유럽에서 발생한 흑사병은 1, 2차 세계대전 당시 사망자 모두를 합친 수보다 훨씬 더 많은 수의 생명을 앗아갔다. 찬란한 문명을 자랑하는 로마가 하루아침에 멸망한 것은 야만인들이 수문에 오물을 집어넣어 발생한 전염병이 원인이었다.

중동에 국한된 낙타감기가 이번에 유독 한국에서 강한 전염성을 보이고 있다. 본인의 면역상태가 저하되면 낙타감기나 심지어는 고양이 감기에 전염되어도 생명을 잃는다. 고열은 반드시 빨리 내려야만 한다, 치료가 늦어지면 뇌세포가 삶은 계란상태로 되어 생명의 위험을 즉각 초래 할 수 있다.

메르스의 조기 종식을 간절히 바라며 확산방지책 몇 가지를 들어본다. 메르스는 기침, 가래, 콧물 등 호흡기 분비물을 통해 전염되므로 기침 에티켓을 꼭 지켜야 한다.첫째, 기침을 할 때는 침방울이 튀지 않도록 고개를 돌린 후 손수건으로 막자. 여럿이 나눠먹는 음식물 위로 기침을 삼가자. 둘째, 손에 묻은 콧물, 가래는 비누질로 반드시 씻고 악수도 삼가자. 셋째, 자기 입에 넣었던 수저나 젓가락으로 음식을 휘젓지 말고 서빙 하는 수저를 이용하자. 넷째, 술잔을 돌리지 말자.

식당에서도 먹다 남은 음식은 꼭 버리고 식기소독을 철저히 하자. 안되면 일회용 식기가 더 바람직하다. 가족 병문안이나 불필요한 외출도 삼가자. 만약 본인이 감염된 보균자 상태라면 더 이상 타인과 접촉하면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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