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비신자 ‘교단 선호도’ 침례교 61%로 최고

2015-06-09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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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톨릭>독립교회>남침례교 순… 장로교 46%로 6위

▶ 절반 “교단·교파가 무엇이든 상관없다” 무관심 반영

비신자 ‘교단 선호도’ 침례교 61%로 최고

한국의 한 교회 교인들이 노인 치매센터를 찾아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 라이프웨이 크리스천 리소스 조사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교단이나 교파는 근본적으로 동일한 뿌리를 갖는다. 하지만 일부 신학적 견해나 관습의 차이에 따라 교단은 특성과 정책을 달리한다. 덕분에 얼굴만큼이나 각자 다른 개성을 가진 교인들은 교회와 교단을 선택할 수 있고 가지각색의 다양한 열매를 맺을 수 있다.

장로교, 감리교, 침례교, 순복음, 성결교, 구세군 등 한국 교회도 교단에 따른 색깔이 비교적 뚜렷하게 드러나던 시절이 있었다. 교회와 목회자, 성도에 미치는 교단의 영향력도 컸다. 그러나 기독교 교세의 수축과 더불어 교단의 힘도 떨어지는 추세다. 교단 감투와 이권을 둘러싼 분쟁, 세상을 향한 사랑의 실천 부족 등으로 권위와 존경을 잃어간다. 각 교파가 가진 본연의 신학적 지향점과 신앙생활의 개성도 목회 현장에서 흐려지고 있다.


라이프웨이 크리스천 리소스는 최근 비신자를 대상으로 기독교 교단에 대한 입장을 조사해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가톨릭을 포함해 총 9개 교파와 교단에 대해 선호여부를 질문한 결과 절반 가까이 ‘교단과 교파가 무엇이든 상관없다’고 답변했다.

이와 함께 ‘친근감’과 ‘비호감’의 정도 역시 거의 모든 교단에 골고루 적용되는 경향을 나타냈다. 조사 대상자 3명 중 1명꼴로 장로교, 순복음, 루터교에 ‘친숙하지 않다’는 입장을 표시했고 5명 중 1명은 가톨릭과 침례교에 이와 동일한 의견을 밝혔다.

이번 조사에서는 신앙여부를 떠나 각 교단에 대한 호감도를 묻기도 했다. 이에 따르면 침례교 전체의 경우 61%의 호감도를 보였고 비호감은 19%, ‘모르겠다’는 대답이 20%를 이루며 가장 높은 호감도를 보였다.

또 가톨릭의 경우 응답자의 57%가 ‘선호한다’고 대답해 2위를 차지했고 23%가 ‘비호감’, 20%가 ‘모르겠다’고 답변했다. 뒤를 이어 아무 교단에도 속하지 않은 독립교회들이 53%, 21%, 26%로 집계됐다. 4위를 차지한 감리교에 대해서는 호감도가 52%였으며 비호감이 20%, 모르겠다는 의견은 29%로 나타났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 눈길을 끈 것은 미국 개신교단 중에서 가장 큰 교세를 가진 남침례교였다. 선호도는 49%로 5위에 머물렀고 비호감이라는 답변이 26%, ‘모르겠다’는 대답은 25%로 조사됐다.

또 한인들이 선호하는 장로교도 46%로 6위에 불과했으며 비호감이 22%였고 33%가 ‘모르겠다’고 응답했다. 다음으로 루터교는 선호와 비호감이 46%와 23%를 차지했으며 33%가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순복음 계열인 하나님의 공회에 대해서는 45%와 22% 그리고 33%로 각각 조사됐다.

교단에 대한 구별이 흐려지는 상황이 교단 간의 장벽을 낮추는 효과를 가져 온다는 장점도 있다. 하지만 신학과 교리의 부재, 그에 따른 실천적 사역의 위축으로 연결된다는 지적도 크다. 결국 교회 전체의 퇴보와 사회의 무관심을 유발하는 원인 가운데 하나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다양한 계층과 다채로운 관심을 가진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다각적으로 소개하며 사랑을 나누는데 교단마다 나름의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또 ‘무관심’이 빚은 결과라는 자성론도 일고 있다. 여론조사를 실시한 라이프웨이 리서치의 스탓 맥코넬 부사장은 “이번 조사 결과는 비신자들이 교회를 더욱 가깝게 여긴다라는 의미가 결코 아니다”면서 오히려 나와 아무 상관없다는 무관심의 발로일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비신자의 절반과 타종교인의 3분의 1이 ‘교회가 가까이 여겨지지 않는다’고 밝힌 부분은 기독교인과 교회로 하여금 많은 생각을 다시 하게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유정원 종교전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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