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은행들의 ‘끼리끼리 잔치’

2015-06-05 (금)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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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가주의 대표적 한인은행 행장의 보수가 연 200만달러에 육박한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BBCN, 윌셔, 한미 등 3개 상장은행 이사들은 월 수천달러의 현금보수에 생명보험 혜택까지 받는다. 한인1세들의 땀 흘린 돈을 모아, 한인타운에 세운 한인은행들이 경영진과 이사진에 대해 이렇게 파격적 대우를 할 수 있을 만큼 규모가 커졌다는 것은 일단 반가운 일이다. 반면 은행경영을 통해 얻은 수익을 이사들과 은행 간부들이 너무 자기들끼리만 나눠먹는 게 아니냐는 시선도 없지는 않다.

한인은행들은 지금 전례 없는 황금기를 보내고 있다. 전반적으로 한인은행들은 지난 몇 년 일반 미국계 은행들보다 수익을 더 많이 올렸다는 평가이다. 돈을 많이 벌었으니 일선에서 공을 세운 행장과 이사들이 좋은 대우를 받는 것은 사실 자연스런 일이다. 자본주의 사회에서 행장의 연봉이 얼마가 되건, 이사들이 가만히 앉아만 있어도 받는 현금보수가 얼마나 되건 제3자가 왈가왈부 할 일은 아니다. 은행 자체 내의 문제이다.

그렇기는 해도 이사진과 경영진이 너무 자기들 이익만 챙기는 게 아닌가 하는 지적이 나오는 것은 한인은행들은 명실 공히 ‘한인’ 은행들이기 때문이다. 한인은행들이 만들어진 배경에는 이민 초기 크레딧이 없어서 은행융자 한번 받기 어려웠던 이민자 설움이 없지 않다. 우리도 당당하게 이용할 수 있는 우리의 은행을 갖고 싶다는 염원이 바탕이 되었다. 그렇게 세워진 만큼 고객, 직원, 주주의 대부분이 한인이다.


그런데 한쪽에서는 고객들이 온갖 수수료가 올라 부담을 느끼고, 일반직원들은 쥐꼬리 봉급에 스트레스를 느끼며, 소액 주주들은 알토란같은 돈을 투자하고 가슴 졸이는 데 다른 쪽에서는 은행 이사들과 간부들이 통 크게 서로에 대한 보수를 펑펑 올리고 있다는 인상이 있다. 작게는 은행 내부에서 크게는 한인사회 내에서 상대적 박탈감과 위화감을 조성할 수 있는 구도이다. 장기적으로 보면 은행 발전을 저해할 수 있다.

한인사회에서 은행은 단순히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이상이다. 한인사회 돈을 기반으로 비즈니스를 하는 만큼 한인사회 발전에 기여하겠다는 사회적 책무의식을 가졌으면 한다. 이사진과 경영진이 끼리끼리의 잔치를 하고 있다는 인상은 하루 속히 사라져야 하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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