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대한민국 남성들에게’

2015-06-02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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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 한국에서 여성 비하와 여성혐오가 전염병 번지듯 한다는 기사를 보고 80 노인이 같은 한인 남성 여러분에게 간곡히 한 마디 하고자 한다.

남녀성별 불문하고 우리 모든 생물의 고향은 하늘(아버지), 정기 받은 땅(어머니), 모태인 바다라 하지 않는가. 그렇다면 ‘하늘님’과 ‘땅님’이 결합한 ‘하나님’이 성별이 있다 하더라도 ‘하나님 아버지’라기 보다 ‘하나님 어머니’라 불러야 하지 않을까. 그래서 인류학적으로 고찰할 때 여성을 여신으로 숭배하는 모계사회로 출발했다지 않는가.

그러다가 돌연변이의 ‘자폐아’가 태어나 ‘여신’은 없다고 선언하자 초심을 잃게 된 인류가 모계사회에서 부계사회로 퇴행하면서 평화롭던 세계가 폭력과 전쟁으로 파괴되기 시작했다지 않는가.


우리 모두 남성의 씨를 받아 이 세상에 태어났지만 여성의 모유를 먹고 자랐다. 물론 부성애도 필요하지만 아무리 대단한 부성애라도 하찮은 모성애의 억만 분의 일도 못되고, 아빠 없이는 살 수 있어도 엄마 없으면 살 수 없는 것이 아이들이다.
그런데 어찌 우리 남성이 우리의 영원한 어머니/누이/딸/애인/연인/여신을 욕보일 수 있단 말인가.

그러니 우리 모두 고향을 잊지 말고 연어처럼 회귀해야 하지 않겠는가. 시궁창 오물통에 빠진 채 문전걸식하다 문전객사하지 말고 사랑이라는 무지개 올라타고 하늘하늘 코스모스바다로 돌아가자.

이태상(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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