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서비스가 왜, 이래?”

2015-06-01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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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창흠(논설위원)

“어서 오세요.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식당에 들어설 때 밝은 표정으로 “어서 오세요” 인사를 받으면 기분이 상큼해진다. “어서 오세요”가 “당신은 고객입니다”처럼 들린다. 한결같은 종업원들의 우렁찬 소리는 마치 합창처럼 들릴 때도 있다. 그러다보면 내가 고객이고 고객의 가치가 있음을 느끼게 해준다.

늘 친절한 인사는 단골을 만든다. 단골을 찾는 이유가 반갑게 반겨주기 때문이다. 그런 식당일수록 자리에 앉자마자 물을 따라준다. 웃는 얼굴로 메뉴를 추천하며 주문을 받는다. 음식을 내놓은 뒤에는 “맛있게 드세요”라고 한다. “필요한 게 있으면 말씀 하세요”라고 말한다. 흐뭇하게 해준다. 계산을 마치고 나올 때도 마찬가지다. “맛있게 드셨어요.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라는 감사인사도 잊지 않는다. 다시 그 식당을 찾도록 하는 이유다.


고객에 대한 인사는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그렇지만 작은 친절에 감동을 받는다. 그만큼 친절한 식당이 많지 않음이다. 지속되는 불경기에도 줄을 서서 기다리는 식당이 있다. 한참 장사가 잘 될 시간에 좌석이 텅 비어 초상집인 가게도 한 두 가게가 아니다. 이 역시 친절서비스 차이가 아닐까 싶다.

고객을 가장 기쁘게 해주는 이유는 친절함에 있다. 친절은 좋은 서비스다. 그러면 즐거운 맛과 행복한 맛은 덤이다. 작은 친절도 고객을 감동시킨다. 피곤함을 잊기에 충분하다. 마음도 사로잡는다. 지갑을 열게 하는 열쇠다. 다시 또 그 곳을 찾고 싶은 생각이 들게 한다.

맛과 청결은 기본이다. 친절 서비스는 가게의 성패를 좌우한다. 가게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의미다. 흔히 “먹는장사는 망하지 않는다.”고 한다. 옛말일 뿐이다. 불친절로 망한 가게가 한 둘이 아니다. ‘먹는장사는 실패가 없다’. 아니다 ‘먹는장사도 서비스가 나쁘면 실패한다.’로 고쳐야 할 판이다.

식당의 친절 서비스는 맛과 함께 흥망을 좌우하는 포인트 가운데 하나다. 그렇지만 하루아침에 이뤄지지 않는다. 친절은 태생적으로 타고 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열심히 노력하고 배워야 한다. 연습이 필요하다. 친절한 목소리, 표정, 제스처 등을 반복해야 한다. 그래야 자연스럽게 만들어 낼 수 있다. 몸에 밴 친절이 고객을 감동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결국 친절한 종업원들이 주인처럼 일하는 가게엔 불황이 없다는 얘기다.

어떤 식당주인인들 친절의 중요성을 모르지 않는다. 교육의 필요성도 잘 알고 있다. 하지만, 교육을 시키려 해도 그게 말처럼 쉽지 않다고 한다. 종업원 구하기가 하늘에 별 따기라 엄두를 못 낸다. 그저 고객을 가족처럼 대하라고 타이를 뿐이란다. 그래서 일까? ‘서비스가 왜, 이래?’라는 볼멘소리가 잦아지면서 폐업하는 가게도 점점 늘고 있다.

위기는 기회다.
식당주인들은 지금처럼 어려울수록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 무엇보다 종업원 친절에 신경을 써야 한다. 불친절한 식당은 아무리 맛이 좋아도 좌석은 텅텅 비어가기 마련이다. 고객은 절대 역지사지로 생각하지 않기 때문이다. 오직 고객의 입장만 내세운다. “이 식당 서비스가 왜, 이래?” 하면서 자신이 느끼는 것만을 평가 기준으로 삼을 뿐이다.

때문에 식당주인은 고객 입장에서 보는 시각을 길러야 한다. 고객들은 누구나 대접받는 느낌을 받을 때 서비스 만족도가 가장 높은 편이다. 그러니 고객의 만족도를 높이면 될 일이다. 그 방법은 그리 어렵지 않다. 오가는 고객에게 꼭 인사하기.
눈높이를 맞추며 웃으면서 밝고 상쾌하게. 주문을 편하게 하도록 하기. 부족한 반찬 등을 시킬 때는 웃는 얼굴로 빨리 다가가기. 불만인 고객에겐 더 친절하고 잘못한 것은 즉시 사과하기. 주문한 음식을 내려놓을 때는 맛있게 먹는 방법을 진심어린 웃음으로 간단하게 설명하기 등이다. 물론, 이는 고객이 대접받는다는 느낌이 들도록 할 수 있는 기본적인 친절 서비스일 뿐이다. 이외의 방법은 식당주인들 각자의 몫이 아니겠는가?

식당주인들이여! “이 식당 서비스가 왜, 이래?”란 소리가 나올 때가 위기임을 잊지 말도록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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