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행복한 가정

2015-05-18 (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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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효섭 (아동문학가/ 목사)

갤럽 조사는 백악관의 위촉을 받고 ‘미국 가정을 해치고 있는 요인’을 조사하였는데 다섯 가지가 지적되었다. 1. 알코올과 환각제 2. 종교적 빛 도덕적 가치관의 저하. 3. 문란한 성생활. 4. 약물 남용. 5. 동성연애 등이다.

가정은 인류 역사에서 가장 오랫동안 유지된 기관이며 가장 견고한 사회의 기초이다. 인류학자 보하만 박사(Paul Bohaman)는 “가정은 인간의 본능에 뿌리 박혀 있고 인간 세포 속에 깊숙이 스며있다.”고 하였다. 성경은 가정이 하나님의 계획과 섭리에 의한 것이라고 말한다. 예수까지도 그 가계(家系)를 자세히 기재함으로써 가정적인 그의 위치를 강조하였다.


가정이란 어떤 곳인가? 세상 근심은 밖으로 문 잠그고 평화와 위로는 안으로 잠긴 곳, 실수와 허물은 가려지고 사랑과 만족이 꽃 피는 동산, 아빠에겐 천국, 엄마에겐 온 세상, 아이들에겐 파라다이스가 되는 그런 곳이 가정이다. 그대가 최고로 대접을 받을 수 있고 그대를 알아주고 용서하는 곳, 그대의 편들이 그대를 도우려고 기다리는 곳이 가정이다.

집이 있고 가구가 놓였다고 가정이 꾸며지는 것은 아니다. 방에 웃음이 있고 얼굴에 만족이 있어야 가정이다. 잠자고 밥 먹는 장소가 모두 가정은 아니다. 따뜻한 마음이 오가고 정다운 대화가 있으며 서로 의지하고 사랑하는 곳, 그런 곳이 바로 가정이다.

가정이란 아기의 웃음소리와 어머니의 노랫소리가 들리는 곳, 따뜻한 심장과 행복한 눈동자가 마주치는 곳, 서로의 성실함과 우정과 도움이 만나는 곳, 아이들이 맨 처음으로 경험하는 학교가 가정이다. 상함과 아픔이 싸매지고 기쁨과 슬픔이 나눠지는 곳, 어버이가 존경 받고 아이들이 사랑 받는 곳, 조촐한 식탁도 왕궁이 부럽지 않고, 돈이 그다지 위세를 못 부리는, 그렇게 좋은 곳이 가정이다.

행복한 가정은 어떤 곳일까? 위로를 기대하기보다 식구들을 먼저 위로하고, 이해를 바라기보다 내가 먼저 이해하며, 가시 돋친 말이나 비평보다 감싸주고 서로 격려하는 곳, 아이들에게 평생 잊지 못 할 사랑의 교실, 젊은이에겐 언제나 의지가 되는 마음의 고향, 작은 천국 평화의 안식처가 가정이다.

우리가 미국에 살며 그들에게 꼭 배워야 할 두 마디가 있다. 그것은 ‘I love you’와 ‘I am sorry’이다. 가족끼리도 이 두 마디를 애용하는데 인색하지 않아야 한다. 대통령이든 농부이든 자기 가정에서 평화를 누리는 자가 가장 행복한 인간이다. 사람은 행복을 찾아 사방을 헤매지만 결국 가정에 돌아와서 그것을 발견한다.

퓰리처 상(언론 상)에 빛나는 워싱턴포스트의 폴 데일리 씨가 정치부장 직을 놓고 갑자기 가정면 담당 기자가 되어 세상을 놀라게 하였다. 그 자신의 해명은 이렇다. “수많은 정치인을 만나 보았는데 겉은 화려하나 가정적인 고민들을 많이 가지고 있었습니다. 밝은 미래는 가정으로부터 시작된다는 것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유대인들은 ‘쉐마’를 몸에 품고 다닌다. 이 주머니에는 양피지에 적은 성구 신명기 6장 4-9절이 새겨져 있다. 하나님을 사랑하고 그 말씀을 자녀에게 전달해야 한다는 조상대대의 명령이다.

노벨문학상을 받은 까뮈(Albert camus)는 교통사고로 죽었다. 죽기 며칠 전에 적은 노트에 이런 글이 있었다. “나는 어머니의 눈동자를 바라볼 때 마다 뜨거운 눈물이 솟았다.” 까뮈의 어머니는 청각장애자였으나 모든 고생을 뚫고 아비 없이 두 아들을 훌륭하게 교육시켰다.

5월은 가정의 달, 행복한 내 가정을 만들어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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