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건강한 이민 3세를 바라며

2015-05-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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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숙<비영리기관대표/오클랜드>

한인2세들의 현주소를 보면 확실히 주류 속에서 경제적으로나 사회적으로 1세보다 성장해 있다. 하지만 그것이 전부이고 다 일까? 지면에 다 짚어볼 수는 없지만 하나의 예를 들면, 우리 1세들은 자녀들을 희생과 열정으로 마음과 시간을 다 바쳐 헌신적으로 키웠다. 그것은 모두 경제적 기반을 잡아 자녀에게 투자해야 하는 쪽이었기에 아이들과 함께 시간을 갖거나 취미나 여가활동을 넉넉히 할 수 없었던, 그런 1세와 2세의 관계였다.

소위 성공적으로 잘나가는 2세들이 그들의 자녀를 키우는 것을 보면 참 기특하고 대견할 정도로 지극정성이다. 아이들에 대한 관심과 취미, 여가 활동이 가히 우리 1세는 꿈도 꾸어보지 못하는 ‘금쪽같은 내 새끼’로 키운다. 참 보기 좋고 이상적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 2세들의 마음속에 있는 것들을 듣고 보며 나는 마음이 오히려 무겁고 힘들어지는 것을 본다. 그들이 내게 이런 말을 한다.” 우린 부모들과 이렇게 함께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내 아이하고는 이렇게 하고 싶었어요” 나쁘지 않다. 좋은 면도 분명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러한 것들이 자신이 하지 못했기 때문에 하고 있는 만큼 자신들의 방법과 자신들의 만족과 자신들의 충족을 위해서라면 여기에 문제점들이 잠재해있고 만들어지지 않을까?

그 한 예로, 자신의 부모들과의 친밀한 유대감이 없는 관계에서 키우고 있는 내가 아는 많은 2세들이 자녀를 양육할 때 인간관계에서의 뿌리나 근본이 아닌 인터넷 구글 방식의 자녀를 생산해내고 있는 것을 본다. 모든 정보나 방법은 이곳에서 얻어낸다. 자녀가 그런 정보로만 키워낼 수 있는 산물인가? 분명 아니다.

이유는 정보나 지식으로만 키우는 것이 자녀가 아니라 뿌리와 관계성 안에서 자라나야 온전한 인성이 형성되어지기 때문이다. 내면이 채워지지 않고 지식정보로 외적인 것만 근사해지는 인간형은 바람직하지 못한 것은 분명하다. 3세의 자녀들이 1세의 할아버지, 할머니 세대의 사랑과 땀과 눈물과 아픔을 직, 간접적으로 느끼고 공유하는 유대감이 없이 자란다면 우리 이민역사의 건강은 자신할 수 없을 것이다.

1세대가 경제적인 성공으로 자녀를 성공시키는 것이 한이었다면, 2세들은 부모와 함께 공유하지 못했던 시간과 여유들을 3세에게 한으로 풀어내려고 하는 듯한 교육방식을 보게 된다. 그것이 1세와의 건강한 관계 안에서 이루어질 때는 아무 문제가 안 될 것이다. 그러나 1세와의 단절되고 건강치 못한 관계에서 진행된다면 그것은 문제이다. 나는 의외로 그러한 건강치 못한 모습들을 너무 많이 상담을 통해 보고 있다. 그 결과의 시작이 3세들의 정신 건강으로 나타나고 있다.

앞으로 20, 30년 후 우리 3세들의 뿌리는, 그리고 그들의 모습이 어디를 향해, 또 어떤 모습으로 나타날까 상상해본다. 1세와 2세와의 관계 진단과 치유 및 회복 없이 아무런 준비 없이 3세를 맞이한다면 글쎄, 나는 또 혼자 쓸데없는 고민을 하고 있는 것일까? 아니라고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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