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북은 공포정치, 남은 돈 정치

2015-05-16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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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욱 <객원논설위원>

요즘 한국 신문이나 방송을 보면 가관이 아니다. 남은 남대로 북은 북대로 갈 때까지 가고 있는 것 같다. 남은 돈 정치로 북은 공포정치로 한반도가 몸살을 앓고 있는 듯하다. 정치란 도대체 무엇인가! 억압받는 사람들을 해방시켜주는 게 정치 아니던가. 링컨처럼 흑인들을 노예에서 해방시켜 주는 그런 것이 정치 아닌가!

또 만인을 다 잘 살게 해 주는 것이 정치 아니던가. 일부 권력자와 특정계급은 초호화판으로 사는 반면, 민초들은 삶에 허덕이게 하면 그건 정치가 아니지 않는가. 지금 한반도에서 나타나고 있는 현상이 이를 입증하는 것 같아 씁쓰름하다.


북의 김정은의 공포 통치는 도를 넘어섰고 남의 돈 봉투 정치는 썩을 대로 썩어 있다. 성완종리스트. 7인의 사무라이가 아니고 7인의 돈정치가가 적혀 있다. 성완종이 죽기 전 남긴 총 55자가 적힌 메모쪽지엔 김기춘, 허태열, 유정복, 홍문종, 홍준표, 부산시장, 이병기, 이완구의 이름과 성완종이 건넨 돈의 액수가 있다. 이들은 청와대비서실장을 지낸 사람, 현 비서실장, 전 국무총리, 시장, 현 지사 등등이다.

모래시계 검사로 일약 스타가 됐던 홍준표. 검찰에 불려가 조사를 받으며 1억을 받지 않았다고 생떼를 쓰고 있다. 참으로 안쓰럽다. 받았으면 받았다! 하고 감방에 들어가면 되지 뭘 그리 이유가 많나. 부인까지 들먹이며 미꾸라지처럼 빠져나가려 한다. 모래시계 검사였던 그가 모래성처럼 무너지는 듯하여 안타까울 뿐이다.

이완구. 총리 100일을 못 채우고 단 돈 3,000만원(약3만달러) 때문에 총리직을 사퇴한 후 이젠 검찰에 불려가 궁색한 변명을 한다. 돈이 뭐 길래! 본인은 극구 받지 않았다고 하나 두고 볼 일이다. 새누리당 원내대표를 할 때와 청문회를 거친 후 총리가 되어 스스로 부정을 척결해야 한다던 그 당당하던 모습은 간 곳이 없다.

북의 김정은이 얼마 전 현영철인민무력부장(국방부장관격)을 비행기격추에 사용되는 고사포로 총살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김정은 주재로 열린 인민군훈련일꾼대회에서 졸았다는 거다. 그리고 김정은의 말을 고분고분 듣지 않았다는 거다. 고사포는 분당 1,200발이 쏟아져 나가니 고사포에 맞으면 사람은 걸레처럼 돼버린다.

현영철뿐만 아니다. 김정은은 이미 그의 고모부 장성택을 사형했다. 최근엔 그의 고모 김경희를 독살했다고 한다. 김정은이 통치자가 된 후 지금까지 몇 년 사이에 처형당한 사람만 해도 친인척을 포함한 고위급이 수십 명에 달한다. 공포정치도 이런 정치가 어디 있나. 철부지같은 김정은 하나를 다스릴 수 없다니 한심할 뿐이다.

북한은 세계 유일의 폐쇄사회다. 북에 살고 있는 사람은 김정은의 소유에 불과하다. 김정은의 말 한마디, 손 짓 하나가 그들의 생사를 좌지우지하기에 그렇다. 자유가 가장 보장되지 않고 있는 땅이 북한. 북한의 인민들은 이미 김일성, 김정일, 김정은으로 이어지는 김씨 왕국의 꼭두각시가 돼버린지 오래다. 한심하고 한심하다.

남한의 돈 정치와 향락이 남을 망가트리고 있다. 북의 공포정치가 북을 썩을 대로 썩어가게 한다. 대안은 없는가. 통일! 흡수통일 아니면 무력통일! 아님, 연방통일! 통일이 되면 좋아질까. 김정은의 김씨왕국도 사라지고 남의 돈봉투도 사라진 후 물정모르는 북한동포와 순박한 남한동포들이 하나 되어 새 나라를 만들면 어떨까!

한국 검찰이 홍준표, 이완구에 이어 리스트의 남은 사람들도 소환할 것이라 하니 검찰을 믿어보자. 이참에 남의 돈정치가 사라졌으면 좋겠다. 북의 김정은. 언제까지 사람들을 무참하게 죽이려나. 철부지 김정은. 그를 제거할 뾰족한 방법이 없으니 답답할 뿐이다. 북한체제 붕괴만이 가장 빠른 길인 것 같은데 그게 언제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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