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부끄러운 한국인

2015-05-15 (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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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연(플러싱)

내가 사는 아파트는 한인밀집 지역에 있어서 한인들이 꽤 많이 사는 곳이다. 아파트에는 중국인도 많고 인도인, 백인, 흑인 등 다인종이 살고 있다. 그래서 서로 엘리베이터에서 스치거나 할 때는 같이 눈인사를 하거나 ‘하이’ 하며 지낸다. 언어와 문화는 다르지만 같은 구역에 사는 한 주민이라는 점에서 서로 어우러지고자 하는 노력이다.

이것은 미국사회가 소리 높여 외치는, 비록 피부색이 다르고 문화가 달라도 서로 ‘하나가 되자’는 구호와 다름 아닌 모습이다. 이런 모습을 보면 늘 마음이 뿌듯하고 이들과 같이 어우러져 사는 것이 즐겁다.


그런데 요즘 한 가지 마음이 불편한 게 생겼다. 어느 때부터인가 아파트 층마다에 있는 쓰레기 실에 한국글씨가 쓰여 있는 오물봉지가 늘 바닥에 널려져 있는 것이다. 그 걸 볼 때마다 얼굴이 너무 화끈거려 누가 볼새라 얼른 들어 통에 밀어 넣는다.

한 사람의 한인이 이런 몰상식한 행위를 하면 한인 전체가 욕을 먹는다. 누군지는 모르나 이점을 인식해서 빨리 개선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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