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마종 이웃사촌

2015-05-09 (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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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이웃가정들이 매월 말 가정마다 돌아가며 저녁 식사 파티와 함께 지난 1월부터 5명의 부인들의 마종 그룹이 일주일에 한 번씩 모여서 마종을 한다.

마종은 동서남북 네 코너에 네 사람이 앉아서 하지만, 한사람은 예비로 있다. 마종 회원들은 나 외에는, 미국에서 태어난 부인들로, 유대인 2명, 이탈리안 1명, 헝가리언 1명의 후손들이고, 나이는 50대 에서 80대 초로, 2명은 직장을 다니며, 3은 은퇴자 이다.

우리를 가르치는 70번지 부인은 고등학교 수학 교사로 20대부터 마종을 해왔다 한다. 제일 젊은 50대 부인은 전직 변호사 로 현재 부동산 사업을 한다.
마종 놀이는 중국에서 시작 되었다 하고, 우리가 하는 마종은 아메리칸 스타일로, 152 타일 중에 14타일을 정해진 순열 조합에 따라서 맞추는 일인데, 그리 용이 하지 않은 것 같다.


아직은 모두 혼동 상태에서 어리둥절해서, 마종이 아닌데도 마종을 부르는가 하면, 필요할 타일을 내놓고, 엉뚱한 타일을 가져가기도 하는 실수도 한다. 그리고 70번지 부인이 게임 중에 모두 제대로 하는지 돌아보니, 그분은 실제로 네 사람 게임을 하는 셈이다.

호스팅 하는 집에서 간단한 다과도 준비한다. 중국 게임을 미국에서 또 배경이 다른 멤버들끼리 하니 한 다양한 상호관계 경험이 자연히 생기고 있다. 마종 타일에 한문이 몇 자 있어서 회원들이 한문을 익히는 기회도 될 수 있다. 이 마종 그룹은 매주 만나다 보니 우리 내려오는 말에 ‘이웃사촌’이라는 말을 나로 하여금 되새기 한다.

우리가 대개 선택해서 미국에 이주하여 살고 있지만, 미국이 썩 마음에 들어서 사는 건 아닐 수도 있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각자의 개성을 지나치게 강조하며, 사생활의 보호를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기 때문에 옆집 사람과도 인사 정도 하고 지내는 일이 흔히 있다.

더해서 또 협조자나 수줍은 사람은 약자인 반면 경쟁자나 당당한 사람은 강자라는 주류 관념이 내 비위에 늘 거슬렸었다. 그러던 중에 이 동네 월말 식사나, 마종 그룹은 새로 이사 온 우리에게 이웃에 대한 친근감을 느끼게 하면서, 문화와 인종은 다르나, 모든 사람들은 더불어 살기를 원하는 건 공통점이구나 하는 생각이 들면서 우리 옛말에 ‘이웃사촌이 멀리 있는 친척보다 낫다’ 는 생각이 들었다.
무엇보다도 마종 회원들은 즐거운 친목과 오락 시간을 가지는데 주목적이 있지만, 더 나아가 이 기회를 통해서 우리 좋은 전통문화를 나누고, 그들의 습성을 취사선택 하여 배우려고 한다.

대부분 이민 1세들은 한인 지역사회를 통해서 대인관계를 유지하며 지내는 게 편하고, 자연스러워서 가깝지 않은 거리를 오가며 지내지만, 우리가 항상 사는 이웃에서의 대인관계에도 좀 더 적극적으로 투자 해야겠다고 다짐한다.
그리하여 한국 이민 1세로서 우리 후세들이 자손 대대로 미국 주류 사회에 모범이 될 터전을 가꾸는 일에 내 나름대로 작은 역할을 우리 이웃을 통해서 하려고 한다.

황병남 (메타천/ 대학 전직 카운슬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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