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전 뉴욕한인회 조병창 회장님께

2015-04-28 (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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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레이스 강(21대 뉴욕한인회 부회장)

며칠 전 아침 일상대로 먼저 한국일보를 열어보니 오피니언 란에 조병창 회장님의 사진과 글이 실려 있어 참으로 반가웠다. 한인회를 떠난 후 한번 찾아뵙지도 못한 터라 더욱더 반갑게 느껴졌다.

실은 나 역시 이번 한인회 분쟁사태를 보면서 매일 글을 쓰고 싶은 충동을 느꼈었다. 8년 동안 내가 한인회에서 18대 강익조, 19대 조병창, 20대 이문성, 21대 변종덕 회장님들과 같이 봉사한 터라 이번 사태에 때해 기분 좋은 소리만 할 수는 없을 것 같아 글쓰기가 선뜻 마음 내키지 않았다.


그러나 조 회장님의 글을 보고 절망적이긴 해도 그동안 협상테이블 앞에 양측이 모여 앉았다는 것만으로도 일말의 희망을 느낄 수 있어 나도 좀 늦은 감이 있기는 하나 조 회장님께 드리는 글을 쓰게 되었다.

조 회장님, 이번 뉴욕한인회장 분규는 전임 회장님들이 대선배답게, 또 어르신답게 자문하며 애정어린 충고를 하면서 후배회장을 바르게 이끌어야지 처음부터 전투적인 태도와 결사반대의 입장만을 고집하시니 사태가 이 지경이 된 것이 아니겠습니까?

한인회는 자비를 써가며 봉사하는 단체이지 무슨 구속력이 있거나 공권력이 있는 국가기관이 아니잖아요. 그런데도 문을 따고 자물쇠를 부숴가며 마치 괴한들이 침입하듯 들어가시는 전임회장님들의 모습에다 경찰에게 끌려 나가시는 모습까지 사진으로 찍히고 정말 이 모두의 해프닝은 보기조차 딱하고 너무 부끄러웠습니다. 정말 그렇게밖에는 방법이 없었을까요?

조 회장님, 김민선 후보에 대해 조금 말씀드리고 싶군요. 돌이켜보면 이번 한인회 분규의 시발은 김민선후보의 선거법 위반으로 시작되었다고 하겠습니다. 만일 선거운동이 허용되는 날까지 참고 기다렸다가 원칙을 지켜가며 시작했더라면 이런 분규가 일어날 일도 없었거니와 평화롭게 멋지게 여성후보와 남성후보의 경선이 이루어졌을 것입니다.

한국도 지금 여성대통령 시대를 맞이하고 있고 미국도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 출마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저도 여성인고로 뉴욕한인회도 한번 여성이 회장이 되어 한인회 역사를 멋지게 바꿔놓는 기적이 일어나기를 바라고 있었습니다. 정말 좋은 기회를 놓쳤습니다. 법원의 판결이 어찌 날지 모르나 김민선 후보는 자숙하는 마음으로 34대 후보직을 사양하고 35대에 출마하심이 어떨지 제안해 봅니다.

34대 회장을 하게 된다 해도 지금까지의 그 소란하고 창피한 분쟁의 상처를 안고가야 하니 피곤한 일이 아니겠습니까? 김 후보는 학력도 재력도 있고 또 그 위에 미색까지 겸비하였으니 불필요한 의욕만 조절한다면 기억에 남는 한인회장이 될 수 있으리라 믿습니다. 한인회 소요사태가 뉴욕타임스에까지 전면으로 기재되었다는 것은 이만저만한 충격이 아닙니다. 어찌해서라도 조 회장님의 협상능력으로 좋은 결과가 나오리라 기대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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