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튤립

2015-04-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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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름다운 여인이 있었다. 이 여인의 미모에 반한 세 남성이 용기를 내어 청혼을 했다. 한 명은 이웃 나라 왕자였고, 또 한 명은 용맹한 기사, 그리고 또 한 명은 부유한 사업가였다. 여인은 누구를 선택해야 할 지 고민스러웠다.

세 명 모두 놓치기 아까운 남자였다. 고민은 몇 날 며 칠 계속되었고 급기야 한 달을 넘어 두 달로 이어졌다. 그 고민으로 결론은 내지 못 했다. 결국, 기다림에 지친 세 명의 남자는 여인을 떠났다. 그 사실을 안 여인은 그제야 땅을 치고 후회했다. 후회는 곧 병이 되었고 불운하게도 여인은 시름시름 앓다가 죽고 말았다.

훗날, 여인의 무덤에서 꽃 한 송이가 피었는데 그게 바로 튤립이었다. 이 여인이 왜 안타까운 결말을 맞이했을까? 바로 포기하면 얻는다는 사실을 알지 못했기 때문이다. 하나를 얻으면 다른 것들은 놓을 줄 알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 했다. 현명한 선택이란 하나를 위해 다른 것을 놓아 줄 수 있는 마음이라 한다. 다이아몬드를 가지려면 금과 은을 포기 할 줄 알아야 한다.

완연한 봄날이라 새로운 일들을 많이 계획한다. 결혼, 이사, 개업, 새집 장만에 좋은 계절이다. 이와 동시에 묵은 것을 찾아 버려야 할 것들도 생각해 보자. 가장 버려야 할 것은 내 고집과 과거가 아닌가 싶다. 썩어져 가는 나를 포기하고, 나 속에 썩지 않는 것으로 채울 수는 없을까?

손한익(공인장의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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