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무용지물이 돼가는 최첨단 소통 창구’

2015-04-23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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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하(사회부 기자)

“109경찰서가 뉴욕시 관내 경찰서 최초로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활용한 쌍방향 ‘선제치안’ 방식인 ‘아이디어 스케일’을 시범 실시하게 됐습니다. 퀸즈 플러싱이 보다 안전한 타운이 될 수 있도록 주민들의 적극적인 가입을 당부드립니다.”

한인 밀집지역을 관할하는 109경찰서 토마스 컨포티 서장이 지난 8일 뉴욕시경(NYPD) 경찰학교(Poilce Academy)에서 야심차게 밝힌 포부<본보 4월9일자 A2면>이다.


‘아이디어 스케일’은 NYPD가 트위터 등을 통해 주민에게 치안은 물론 각종 생활정보를 사전에 알려주는 동시에 주민들로부터 각종 민원 정보를 제보 받는 일종의 최첨단 쌍방향 소통 창구라 할 수 있다. 더구나 이민자들을 위해 한국어, 중국어, 스페인어 등으로도 의견을 게시할 수 있도록 디자인돼 있어 한인 주민들의 참여도 많을 것으로 예상됐다.

하지만 이렇게 유용하다는 최첨단 선제 치안 시스템은 한인들에게 있어선 ‘무용지물’이 돼간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다. 21일 현재 아이디어스케일의 가입자는 751명, 이들이 올린 의견은 30개, 댓글은 106개이다. 하지만 한인 가입자는 10명 미만으로 추정되고, 한글로 올라온 의견은 단 1건도 없다.

최근 플러싱 한인타운의 가장 뜨거운 이슈인 ‘플러싱커먼스 공사로 인한 문제’는 물론 ‘한인상가 밀집지역인 149가 먹자골목의 루즈벨트 애비뉴와 41애비뉴 사이를 잇는 교량 보수공사로 인한 불편문제’ 등과 관련된 의견은 전혀 찾아 볼 수 없다. 시민들의 목소리를 들어 줄 신문고가 생겼지만 정작 이용을 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아픈 곳이 있다면 아픈 곳을 말해야 치료가 가능하다. 비록 인터넷을 통한 의견개진 일지라도 의견을 올린다면 충분히 해결도 가능하다. 주민들이 올린 민원이나 의견들 가운데 회원들에 의해 채택된 의견에 대해 109경찰서가 해결책을 제시해야 되기 때문이다.

우리는 남의 나라에서 이방인처럼 살아가는 존재가 아니며 플러싱은 엄연한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동네임을 잊지 않았으면 한다. 우리 타운 문제에 관심을 갖는 건 우리의 권리인 동시에 의무일 수 있다.

아이디어 스케일의 웹사이트 주소는 nypd.ideascale.com이다. 가입해서 의견을 올리고 투표도 하자. 우리도 같은 동네에 살고 있는 주체적인 시민임을 보여주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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