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두 명의 한인회장 시대는 안 된다

2015-04-18 (토)
크게 작게
조병창 (전 뉴욕한인회장)

앞으로 10여 일 뒤인 5월1일은 뉴욕에 두 사람의 한인회장이 탄생할 것이 확실하다. 드디어 LA처럼 두 명의 한인회장 시대가 열린다는 것이다.

물론 4월 30일까지 법정판결이 예정되어 있는 관련 소송이 명확하게 판결이 난다면 이야기가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아무래도 지연되거나 어정쩡한 결과도 예상하지 않을 수 없다.
필자는 두 명의 한인회장시대를 막아야 한다는 진정한 마음에서 김석주 정상화위원장과 민승기 현 회장에게 공개제안을 한 바 있다.


요약하면 법원판결이 나올 때까지 민승기 회장은 제34대 뉴욕한인회장취임(식)과 회장의 직무를 유보하는 대신, 정상화위원회에서 실시하고 있는 선거업무를 법원판결이 나올 때까지 잠정 유보하자는 내용이다. 한마디로 법의 심판을 기다리자는 것이다.

필자로서는 나름대로 상당히 건설적(?)인 방안이라 여기면서 제안한 것인데 양측에서 이를 거부하였다. 민승기 회장은 회장취임(식)은 유보할 수 있지만 회장공백을 피하기 위해서는 업무는 수행돼야한다는 이유로, 김석주 정상화위원장은 이미 때가 늦었다는 이유를 들었다.

추측해 보건데 민 회장은 취임식만 하지 않고 슬그머니 회장직을 계속하겠다는 뜻인 것 같고 김 위원장은 몇 일후 4월26일에 새 회장을 선출하겠다는 뜻일 게다.

이번 한인회분규 사태의 일차적 책임은 물론 민승기 회장에게 있음은 확실한 것 같다. 분규의 단초를 그가 제공하였기 때문이다. 본인이 연임을 원한다면 가당치 않는 선거법위반을 내세워 상대후보의 자격을 박탈하는 방법을 피하고 정정당당하게 한인들의 심판에 맡겼으면 될 일이다. 그러나 이미 엎질러진 물이다. 우리 뉴욕한인사회는 서울을 비롯하여 전 세계 한인사회에 까지 민낯을 이미 보여주었다.

한편으로 정상화위원회에서 진행하고 있는 선거에 김민선 후보가 단독출마를 하였으며 당선은 기정사실화 되고 있다. 김민선 후보는 이전에 후보자격을 박탈당한 장본인이다. 황당한 일을 당하였으니 명예회복을 위해서라도 출마를 결심하였을 터이고 절차에 따른 당선공고만 나면 5월1일 당연히 회장 취임을 할 것이다. 필자는 이런 상황에 맞는 제안을 미리 하고자 이글을 쓴다.

뉴욕의 한인들은 결코 두 명의 회장보다 차라리 회장 없는 시대를 더 바랄 줄 믿는다. 김민선, 민승기 제34대 뉴욕한인회장 예정자들은 적어도 법원판결이 나올 때까지 만이라도 회장취임을 유보하도록 협의해주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둘이 함께 법원에 판단을 구한다면 예상외로 빨리 결정이 나올 가능성 또한 많을 줄 안다. “내가 50만을 대표하는 회장이요” “내가 적통이요” 뉴욕거리에서, 또 서울에까지 이러고 다닐 모습을 누가 보고 싶겠는가.

그러나 두 사람이 5월1일 각각 취임식을 한다면 시차를 두더라도 꼭 한인회관에서 갖기를 희망한다. 물론 사무실도 공동으로 사용하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법원판결이 나면 사람 중 한사람은 어차피 퇴장해야 하니까. 한인회관 건물주인은 한인회장이 아니고 50만 뉴욕한인임을 명심해야 할 일이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