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도전하라, 하면 된다!

2015-04-18 (토)
크게 작게
김명욱<객원 논설위원>

언젠가 집안에서 물건을 나르다 허리를 삐끗한 적이 있다. 별일 없겠지 했는데 그게 아니었다. 조금만 삔 것 같았는데 허리 전체가 영 말을 안 듣는다. 토요일 큰 행사가 있어서 반드시 가 보아야 하는데 일어나 앉지를 못하겠다. 앉지를 못하는 게 아니라 화장실엘 가는데도 엉금엉금 기어서 가야 했다. 정말 난감한 상황이 됐다.

이 때, 아! 장애란 것이 몸을 제대로 쓸 수 없는 이런 거구나! 하며 이대로 허리를 못 핀다면 어쩌나하는 걱정이 앞섰다. 다행히도 통증은 일주일정도 가서 나았다. 그런데 이런 아픔을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사람도 있고 태어날 때는 정상이었는데 병으로 인해 장애인이 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의 실망감은 얼마나 클까.


그러나 몸은 정상인 아니게 태어났어도 정상인보다 더 활동을 많이 하며 도전정신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 애리조나 시에라 비스타에서 양 팔 없이 태어난 제시카 콕스(Jessica Cox·32). 그녀는 발가락으로 캔을 따 마시고 요리도 두 발로 척척해낸다. 애리조나대학 심리학과를 졸업한 그녀. 컴퓨터도 발가락으로 친다.

그런가하면 14살에 태권도 1단을 땄고 대학 다닐 때엔 2단으로 승격했으며 수영에 자전거타기 등 못하는 게 없을 정도다. 거기에 스쿠버 다이빙도 하고 자동차운전도 한다. 드디어 그는 3년 동안 노력한 끝에 2009년 10월 미국연방항공청으로부터 소형 비행기 조정사 자격증을 세계 최초로 받아서 기네스북에 올라 있다. 대단하다.

제시카는 지금 세계를 다니며 몸은 정상이면서도 삶에 의욕을 못 느끼며 살아가는 사람들을 향해 도전정신을 심어주는 희망전도사가 되어 있다. 한국에서도 대학 등에서 태권도시범과 캔 따서 발가락으로 마시기 등을 보여주며 젊은이들에게 도전정신을 일깨워준다. 그녀는 말한다. “장애를 문제로 보는 사람이 진짜 장애인”이라고.

시각장애인임에도 불구하고 그림을 그려 팔아 그보다 더 어려운 사람들에게 사용해달라고 100만 달러(11억원)를 기부한 제프 헨슨(Jaff Hanson·21). 캔사스시티에 살고 있는 그는 어려서 병을 얻었다. 병명은 뇌종양의 일종인 신경섬유종증(neurofibromatosis)으로 항암치료를 받았지만 절망적으로 시력은 점점 잃어버리게 되었다.

어머니 줄리는 그의 고통을 줄어주려 그림을 그려보라 권했다. 제프는 노트에다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고 반응이 좋았다. 12살 때부터 팔기 시작했고 20살이 되기 전에 100만 달러를 모아 기부하겠다고 약속했다. 그 약속이 그가 20살이 되던 지난해에 이루어진 것이다.

그는 지금까지 1,400여점의 그림을 그렸고 지금도 그린다. 제프는 캔버스 위에 질척한 반 액체의 물질로 표면을 울퉁불퉁하게 만든 다음에 순전히 촉감에 의지해 색을 칠하는 방법으로 그림을 그리고 있다. 현재 그의 그림 한 점 가격은 최소 4,000달러에 판매된다. 상당하다. 제프를 향한 어머니의 사랑의 권고와 제프의 도전정신과 하면 된다는 의지는 그를 일약 스타화가로 탄생하게 했다.

친구 중에 70이 가까워 오는데도 무언가 해보려고 이래저래 알아보며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 직장생활만 하다 은퇴했는데 자신의 창작이 될 수 있는 그 무엇을 해보고 싶단다. 그의 목표가 이루어지기를 소원해 본다. 나이가 무슨 상관인가.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지 않은가. 그의 표현 왈 “사지가 멀쩡한데 무엇을 못하겠나”이다.

세계장애인의 날은 12월3일인데 한국장애인의 날은 4월20일이다. 뉴욕일원의 장애인단체들이 한국장애인의 날을 맞아 이런 저런 행사를 한단다. 장애인과 그 가족들을 격려하고 그들에게 희망을 주기 위함에서다. 많이들 도와주면 좋겠다. 장애우인 제시카 콕스와 제프 헨슨의 삶에서 “도전하라, 하면 된다!”는 정신을 배워본다.

카테고리 최신기사

많이 본 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