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일보

MTA 서비스 개선이 우선이다

2015-04-16 (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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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영(사회부 기자)

얼마 전 MTA가 진행하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적이 있다. MTA 서비스에 대해 묻는 온라인 조사를 하고 일대일 면담 인터뷰를 할 의향이 있냐고 물어 1초의 망설임도 없이 ‘Yes’를 눌렀다. 매일 버스와 지하철을 타는 대중교통 이용객의 한 사람으로서 하고 싶은 말이 너무 많았기 때문이다.

MTA 면담 인터뷰 약속을 잡고 맨하탄에 있는 한 리서치회사에 갔다. 그런데 면담 진행자가 묻는 것은 시종일관 MTA에서 진행해온 ‘무엇인가 보면 말하세요.(If you see something, say something)’라는 보안 신고 캠페인에 관한 것이었다.


그렇게 40분 동안 진행된 면담 조사는 새로 진행할 공공 안전캠페인에 대한 디자인과 문구를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들로 끝났다.

순간 “캠페인 만드는데 쓸 돈이 있으면 대중교통 서비스를 개선하는데 사용하지”라는 생각과 함께 화가 치밀었다. 분명 캠페인 조사비용, 제작비, 광고비 등을 계산해서 1년 예산에 책정했을 것이다. 그것도 모두 우리가 납부한 세금으로.

MTA는 매번 예산적자를 호소하며 요금을 인상하고 있다. 지난달에도 1회 승차권 요금을 종전 2달러50센트에서 2달러75센트로, 월 정액권은 112달러에서 116달러50센트로 올렸다.

그러나 상당수 대중교통 이용자들은 서비스가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전체 선로를 갈아엎는 ‘패스트트랙’ 공사를 하기 시작하면서 평일 밤과 주말에는 지하철이 아예 다니지 않는 곳도 많다. 평소에도 중간에 신호체계 문제, 앞 전철 정차 등으로 몇십분씩 멈춰서는 것은 기본이다.

얼마 전에는 출근시간 퀸즈에서 맨하탄으로 향하던 7번 전철이 이스트리버 지하 터널에서 연기가 발생, 멈춰서며 540여명이 1시간이나 갇히는 사고도 발생했다.

이처럼 서비스 문제가 심각해지자 급기야 퀸즈 서니사이드에 거주하는 한 주민은 7번 전철의 불편사항을 공유할 수 있는 트위터와 페이스북을 개설하기도 했다. 혹시라도 여기에 모인 의견들이 뉴욕시에 전달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다.

대중교통 시스템은 한 사회의 근간을 이루는 요소 중 하나다. 안전 캠페인도 중요하지만 진정 시민들이 원하는 것은 실질적인 서비스 개선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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